"부모 모신 아들만 몰아줘" 소송 건 딸들…판결 뒤집혔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03일, 오후 01:55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부모를 생전 오랜 기간 부양하고 간병비를 부담한 상속인이 받은 재산은 다른 형제자매에게 나눠줘야 하는 ‘유류분’ 산정에서 부양 기여도를 반영해 제외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이 부모를 부양하고 간병비를 부담한 자녀가 받은 재산을 유류분 산정 시 제외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미지=뉴시스)
법원이 부모를 부양하고 간병비를 부담한 자녀가 받은 재산을 유류분 산정 시 제외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미지=뉴시스)
상속재산 형성이나 피상속인 부양에 특별히 기여한 자녀의 몫을 인정하도록 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과 개정 민법을 적용한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최근 A씨 등 딸 4명이 또 다른 남자 형제 B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 중 둘째 아들 B씨 패소 부분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다툼은 지난 2020년 11월 부모 C씨가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C씨는 대구 달성군의 공장 2개동과 토지 등을 두 아들에게 물려주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에 딸 4명은 자신들의 유류분이 침해됐다며 남동생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두 아들이 누이들에게 부동산 지분을 이전하고 부족한 유류분을 반환하라고 판단했다.

특히 2심은 B씨가 어머니 생전에 받았던 대구 달서구의 아파트 2채를 상속재산을 미리 받은 ‘특별수익’으로 인정해 유류분 기초재산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형제가 딸들에게 돌려줘야 할 유류분 부족액은 총 19억 7000만원 상당(B씨 부담액 약 3억원)으로 불어났다.

다른 형제 이씨는 항소심 판결을 받아들였으나 B씨는 불복해 상고했다. B씨는 “어머니와 장기간 함께 살며 병원비와 간병비를 지급했다”며 “아파트를 받았더라도 이는 고인에 대한 특별한 부양과 기여에 대한 대가이므로 일반적인 증여와 달리 특별수익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고심의 반전 계기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었다. 헌재는 2024년 4월 유류분 산정 시 고인을 부양한 자녀의 기여분을 반영하지 않던 옛 민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부모를 오랫동안 부양한 대가로 받은 재산까지 다른 형제에게 반환하게 하는 것은 피상속인의 의사와 상속인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한다고 봤다.

이후 개정돼 시행된 새 민법은 유류분 산정 시 특별한 부양이나 재산 유지·증가에 기여한 데 대한 보상으로 행해진 증여는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유류분 기초재산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 재판이 진행 중이던 이 사건에도 위헌성이 제거된 개정 민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은 옛 민법을 전제로 아파트 2채를 특별수익에 포함시켰으므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며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B씨의 부양·기여 정도와 아파트 증여의 대가성 여부를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