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경기도교육감.(사진=경기도교육청)
그는 “교권보호전담관에 사람들이 보이는 이 정도 관심이면 경기도 교권을 1년이면 바로 세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 7월 18일 서이초 교사 4주기에 맞춰 ‘경기 교권 회복의 날’을 선언할 수 있겠다는 기대도 있다”고 밝혔다.
◇교권보호전담관 열풍, 경쟁률 36대 1
앞서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15일부터 28일까지 2주간 진행한 50명의 교권보호전담관 공개모집에는 1823명이 지원하며 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현직 교원을 비롯해 변호사, 경찰, 교수, 기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원했다. 드라마에 등장했던 ‘교권보호국’을 만들겠다고 안 교육감이 선언했을 당시 제기됐던 우려를 무색하게 만든 결과다.
안 교육감은 “교권보호단은 교권 침해와 악성 민원, 아동학대 피신고까지 선생님 개인이 감당하는 구조를 바꾸고 교육청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책임지는 지원체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사안이 발생한 뒤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방과 회복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교권보호전담관 모집에 보여진 뜨거운 관심에 감사 인사를 올리는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사진=경기도교육청)
안 교육감은 “현장에서 축적되는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궁극적으로는 정책 기획부터 예방, 현장 대응, 법률 지원, 회복 지원까지 전담하는 교권보호국 신설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안 교육감이 강조하는 교육 철학의 출발점은 ‘교육의 본질 회복’이다. 교권보호단 역시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는 “취임 이전부터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의 목소리를 들으며 확인한 것은 교육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이었다”며 “아이들의 등교가 설레는 학교, 교사가 존중받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학교, 학부모가 신뢰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경기교육대전환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사람 중심의 AI교육 지향
안 교육감은 스스로를 ‘대한민국 첫 인공지능(AI) 교육감’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AI교육은 기술 경쟁이 아니라 사람 중심 교육이다.
그는 “AI시대 교육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라며 “AI는 교육의 중심이 아니라 학생의 성장과 교사의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도구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교육은 암기식, 주입식, 선다형 중심의 낡은 교육체제에 머물러 있다”며 “AI시대에는 정답을 외우는 능력보다 스스로 질문하고 사고하며 협력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RAS 교육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사진=경기도교육청)
◇폰 OFF, RAS ON
취임 첫 결재로 택한 ‘폰 프리 스쿨’도 이런 경기교육대전환의 대표 정책이다.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프리 운동본부’를 설립해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을 벌여온 그는 “쉬는 시간에도 학생들은 친구보다 화면을 바라보고 운동장보다 스마트폰을 먼저 찾는다”며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스마트폰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고 친구들과 관계를 맺는 시간은 줄었다. 학교 안에서조차 함께 놀고 배우는 문화가 약해지는 모습을 보며 교육이 이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정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조너선 하이트의 저서 ‘불안 세대’도 정책 구상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그는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과의존이 청소년의 집중력과 정신건강, 사회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했다”며 “학교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스마트폰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만큼 교육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7월 1일 취임 후 첫 결재로 '폰 프리 스쿨 추진계획안'에 서명하고 있다.(사진=경기도교육청)
안 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은 취임 첫날 1호 결재로 폰 프리 스쿨을 추진했고 학생자치회를 중심으로 ‘폰 OFF & RAS ON’ 캠페인을 실천하고 있다”며 “경기도가 선도한 정책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독서와 예술, 스포츠를 배우는 ‘RAS(Reading, Arts, Sports) 경기 문예체 교육’을 추진한다.
안 교육감은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것만으로 교육의 변화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비워진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며 “책을 읽고 예술을 경험하고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회복하고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학교는 여건과 특성에 맞게 독서·예술·스포츠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교육청은 예산과 프로그램을 지원해 행정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교육의 방향을 바꾼 교육감으로 기억되고 싶어”
다만 학교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안 교육감의 판단이다. 그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려면 학교와 지역사회의 경계를 허무는 ‘벽 깨기’가 필요하다”며 “교육청과 지자체, 대학,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체육시설, 기업 등 지역의 교육자원을 학교와 촘촘하게 연결해 지역 전체를 하나의 교육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 오는 9월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도내 31개 시장·군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업이 참여하는 이른바 ‘벽 깨기 협약’도 추진할 계획이다.
안 교육감은 “교육은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4년 뒤에는 많은 정책을 만든 교육감보다 교육의 방향을 바꾼 교육감으로 기억되고 싶다”라며 “경기교육이 대한민국 교육 대전환의 중심이 되도록 현장에서 변화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