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보완수사권 폐지 안착, 상응한 견제장치 있어야[기자수첩]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04일, 오전 04:31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일 형사소송법 개정 국민보고회를 열고 새 형사사법체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검찰의 보완수사요구 절차와 재수사·시정조치 요구권을 정비했고,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는 전건 송치하는 등 피해자 권리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조직과 인력, 후속 법령까지 차질 없이 준비해 수사 공백 없는 제도 안착을 이루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제도의 방향보다 그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무엇을 약속했느냐와 그 약속이 현장에서 작동하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취재를 거듭할수록 법조계의 지적은 한곳으로 모였다. 문제는 보완수사권의 존치가 아니라 폐지 후 이를 대체할 실효성 있는 견제 장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른바 ‘장윤기 사건’에서는 피의자 부친인 현직 경감이 핵심 증거를 폐기한 정황이 초동수사 단계에서 드러나지 않았고, 뒤늦은 검찰 보완수사를 거치며 사건은 완전히 새 국면을 맞았다. 보완수사요구만으로는 이런 오류를 바로잡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법조계 공통된 우려다.

檢보완수사권 폐지 안착, 상응한 견제장치 있어야[기자수첩]
민주당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의 전건 송치와 피해자 권리 강화를 후속 대책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전건 송치 역시 초동수사가 끝난 뒤 이뤄지는 사후 통제에 불과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수사는 뒤늦게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다고 해서 모두 되돌릴 수 없다. 견제는 선언이 아니라 제도로 작동한다. 경찰 수사를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묻는 제도가 함께 서지 않는다면 이번 개혁은 견제를 없애고도 견제가 작동한다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형사사법체계는 시행착오를 전제로 밀어붙일 수 있는 정책 실험장이 아니다. 한 번의 오판이 누군가의 자유를 빼앗고, 부실한 수사 하나가 피해자의 삶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제도의 출발선에는 낙관이 아니라 촘촘한 안전장치가 놓여 있어야 한다. 그 최소한조차 갖추지 못했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법안 시행 뒤 벌어질 혼란을 국민에게 떠넘기기 전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숙고해야 한다. 다수결은 입법을 완성할 수는 있어도 정의까지 완성하지는 못한다. 헌법이 거부권이란 마지막 안전장치를 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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