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못 견디고 폐사한 광어.(사진=연합뉴스)
피해도 확산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집계로 지난달 28일 기준 폐사한 가축은 돼지 2만 2838마리와 가금류 34만 2333마리 등 36만 5171마리다. 전남 완도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2일까지 8개 어가에서 광어 9만 8000여 마리가 폐사해 4억 2300만원의 피해가 났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8일 폭염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렸다.
주목할 대목은 더위가 물러가는 시점이다. 기상청이 지난달 24일 내놓은 1973~2025년 분석을 보면 폭염 종료일은 8월 중순에서 최근 10년 사이에 8월 중하순으로 열흘가량 늦어졌다. 열대야 종료일은 9월 상순까지 10~20일 밀렸고, 9월 폭염일수도 2024년 6.0일로 크게 늘었다. 여름 작물 출하와 가을 작물을 밭에 옮겨 심는 시기(정식)가 겹치는 8~9월에 고온이 걸치면서 한 해 농사가 연달아 타격을 받는 구조가 됐다.
실제 폭염일수가 역대 최다였던 2018년 신선채소와 과일 물가 상승률이 가을 내내 10%대를 기록했다. 폭염 피해가 컸던 2024년에도 신선채로 물가가 9월부터 12월까지 넉 달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무는 12월에 98.4%까지 치솟았다. 그해 4인 가족 김장 비용은 전통시장 33만1000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품목별로는 시차가 다르게 나타난다. 배추는 9~10월 정점을 찍고 가을배추가 나오는 11월 하락 전환하지만, 폭염으로 정식이 늦어지면 이 주기 전체가 밀린다. 가격이 내려오는 시점 자체가 뒤로 미뤄지는 셈이다. 축산물은 폐사보다 생산성 저하의 영향이 크다.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에서 가축 더위 스트레스 지수(THI)가 ‘심각’ 단계일 때 한우와 돼지, 육계의 증체량은 각각 45%, 35%, 30% 줄고 산란계 산란율은 12% 낮아졌다. 출하 지연과 사육비 증가로 이어져 몇 달 뒤 가격에 반영된다.
한국은행은 고온 1도 충격이 소비자물가를 0.055%포인트 끌어올리고 그 효과가 24개월 이상 지속된다고 분석했다. 평년보다 4.9도 이상 높은 극한 고온에서는 상승 압력이 0.56%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이상기후발 물가 상승세는 최소 6개월, 식료품은 약 9개월 이어지며 2023년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약 10%가 기상이변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됐다.
전망도 밝지 않다. 기상청은 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50%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평년 수준인 2.5개로 전망됐는데, 8~9월 출하기와 겹치면 가을 작물에 추가 충격이 불가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