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필수템' 손선풍기…40도 폭염엔 "오히려 체온 높일 수도"

사회

뉴스1,

2026년 8월 04일, 오후 02:37

강원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한 시민이 양산과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8.3 © 뉴스1 구윤성 기자

전국 곳곳에서 낮 최고기온이 40도 안팎까지 치솟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휴대용 선풍기, 이른바 '손풍기'가 시민들의 여름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기온이 체온보다 높은 수준까지 오르면 손풍기가 오히려 체온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4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를 발효했다. 전날(3일) 발표된 서울 동남권, 서남권에 더해 동북권과 서북권이 추가됐다.

폭염중대경보는 올해 신설된 폭염특보의 최상위 단계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연일 이어지는 극심한 더위 속에 손풍기는 이미 여름철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이미 기온이 31.1도를 기록한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는 출근길 시민들이 손풍기로 더위를 식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시민들은 크고 작은 손풍기를 얼굴 쪽으로 향한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손풍기는 여름철 야외 공연 준비물로도 빠지지 않았다.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는 최근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준비물로 손풍기를 비롯해 쿨패치와 양산 등을 챙겼다고 했다.

하지만 기온이 체온보다 높아질 경우 손풍기가 오히려 체온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풍기는 바람을 일으켜 땀의 증발을 촉진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화열을 통해 체온을 낮춘다. 그러나 시원한 바람 대신 뜨거운 공기가 피부에 계속 닿으면 몸속 열을 배출하기보다 오히려 외부 열을 전달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에서는 손풍기의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공개한 '더위와 건강' 자료에서 기온이 40도 미만일 때만 선풍기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40도 이상에서는 선풍기가 오히려 몸을 뜨겁게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희기 경희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땀을 증발시키려고 (손풍기를)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괜찮겠으나 오래 쐬게 되면 인체에 가열하는 격이 되버린다"며 "냉각 기능이 있는 제품의 경우에도 피부 온도를 국소적으로 차갑게 하는 건 가능하지만 실제로 공기 온도를 떨어트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선풍기는 바람을 통해 땀을 증발시켜 기화열을 이용해 몸의 열을 밖으로 배출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하지만 40도가 넘는 환경에서는 선풍기에서 나오는 바람 자체도 40도 이상으로 올라 사실상 '열풍'이 된다"고 했다.

강 교수는 "이 경우 체온을 충분히 낮추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체온을 높이거나 체온 조절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서 지내는 것이 가장 좋겠고 없다면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머무르는 것이 좋다"며 "물을 충분히 마시고, 시원한 물로 샤워하거나 찬물에 적신 수건으로 피부를 식혀주는 방법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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