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국무회의 후 주요 개정 사항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6.8.4 © 뉴스1 이광호 기자
검찰청 폐지와 함께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되는 새 형사사법체계를 도입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당장 오는 10월부터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사라지고 경찰이 대부분 형사사건 수사를 사실상 전담하게 되는 만큼, 경찰도 대대적인 조직 정비에 나서며 후속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제도 시행 준비에 착수했다. TF는 국가수사본부 소속 과장·계장급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고, 인력 재배치와 업무 절차 개선 등 후속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향후 수시 회의를 통해 시행 과정에서 검토가 필요한 사항들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 수사권을 없애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으로 수사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맡고,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토대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72년간 유지돼 온 검찰 중심의 수사 구조가 사실상 막을 내리는 셈이다.
경찰의 역할과 책임은 그만큼 커진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부분의 고소·고발 사건은 경찰이 수사를 맡게 되는 등 수사 주체가 경찰로 일원화된다. 경찰은 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송치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을 경우에도 최대 2개월 안에 결과를 회신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경찰 권한이 대폭 확대되면서 부실 수사나 수사 지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경찰은 새 제도 시행에 맞춰 수사 완결성을 높이고 내부 통제도 강화해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검사에게 사건에 대한 법률적 판단과 조언을 요청할 수 있고, 검사도 이에 답변할 의무가 부과돼 있다"며 "그런 과정을 거쳐 최초 송치 단계에서 사건의 완결성을 최대한 높여 보내겠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보완 수사 요구는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공소시효 관리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 모두발언에서 "공소시효가 임박한 모든 사건은 3개월 전부터 공소청과 반드시 협의하도록 해 공소시효가 지나 범죄자가 처벌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건 문의를 금지하고, 사건청탁은 직무 고발을 원칙으로 강력하게 조치해 전관예우에 대한 우려를 끊어내 사건 암장과 왜곡, 수사권 남용을 막겠다고 했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제기된 내부 통제 강화 요구에도 대응에 나선다. 유 대행은 경찰관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사건에 대한 상피제 도입,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 기구 설치 등 통제 장치를 마련하고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비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확실하게 묻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주요 비리 행위자는 수사 부서에 근무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사법경찰관 범위를 정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존에는 사법경찰관을 '경무관·총경·경정·경감·경위'로 규정했지만 앞으로는 '경위 계급 이상 경찰공무원'으로 변경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치안감 이상 고위 경찰에게 새롭게 직접 수사권이 부여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지만, 경찰은 기존 수사 지휘 체계를 법률에 맞게 정비한 것일 뿐 실질적인 권한 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수본 관계자는 "경찰법에 따라 국가수사본부장과 시도경찰청장은 이미 수사 지휘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며 "다만 형사소송법에는 치안감 이상 계급이 사법경찰관 범위에 명시돼 있지 않아 이번 개정으로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에는 경찰 계급이 경무관까지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후 치안감 등 상위 계급이 신설됐는데도 관련 규정이 그대로 유지됐던 법적 미비를 보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치안감 이상에게 사법경찰관 지위를 부여하면 정치적 중립이 훼손된다는 주장은 과도하다"며 "경찰에 온전한 수사 권한을 부여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함께 묻는 구조로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