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미제사건 최대 7만 건 경찰로 쏟아질 수도"…수사·치안 공백 우려

사회

뉴스1,

2026년 8월 05일, 오후 02:33


오는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된다. 이에 따라 검찰에 계류 중인 14만여 건의 미제 사건 상당수가 보완수사 요구 형태로 경찰에 한꺼번에 되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소청 검사는 경찰 송치 사건의 기소 여부는 판단하지만 수사가 부족해도 직접 보완할 수 없다. 사건을 계속 보유하며 수사를 보완할 수단이 사라지는 만큼 장기 미제 사건을 경찰에 다시 내려보낼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미 사건 적체에 시달리는 경찰 수사 현장에 대규모 보완수사 요구까지 몰리면 수사가 지연되거나 공백이 발생하는 등 혼란이 불가피할 수 있다. 경찰은 수사 인력 880명을 추가 배치할 방침이지만 사건 증가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송치 사건 절반 가까이 직접 보완수사…검찰 미제 수만 건 경찰로 갈 것"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공소청 검사는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이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으로 넘어온 사건의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다만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해도 직접 보완수사는 할 수 없다.

현재는 경찰 송치 사건의 수사가 미진하면 검사가 관련자를 추가 조사하거나 사실조회와 자료 확인 등을 직접 해왔다. 실제 경찰 송치 사건의 절반 가까이에서 이 같은 직접 보완수사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찰청이 올해 3~4월 전국 12개 검찰청을 조사한 결과, 처분한 경찰 송치 사건 5만 5174건 가운데 45.6%인 2만 5152건에서 직접 보완수사가 이뤄졌다.

보완수사권 폐지 뒤에는 이처럼 추가 수사가 필요한 사건을 검찰이 자체적으로 보완할 수 없다. 검찰에 이미 계류 중인 사건 가운데 수사가 미진한 사건도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행 수사준칙은 검사가 경찰 송치 사건에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직접 수사하거나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사건을 수리한 지 1개월이 지나면 특별한 사정을 제외하고 검사가 직접 보완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법 개정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이 규정도 사실상 의미를 잃게 됐다.

심광우 법무법인 베테랑 변호사는 "형소법 개정안 시행 이후엔 그동안 1개월 제한과 검찰의 인력 및 역량 부족으로 묶여 있던 장기 사건들이 한꺼번에 경찰 측에 보완수사 요구로 풀려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의 미제 사건은 14만 513건이다. 이 가운데 추가 수사가 필요한 사건이 한꺼번에 보완수사 요구로 경찰에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검사 입장에서는 계류 사건을 직접 기소하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보다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편이 부담도 적다. 기소하려면 공소장을 작성해야 하고 불기소할 때도 구체적인 처분 이유를 적어야 하지만, 보완수사 요구는 추가 확인 사항을 정리해 경찰에 내려보내면 되기 때문이다.

한 현직 검사는 "사건 처분에 드는 공력이 10이라면 보완수사 요구는 1~2 정도"라며 "기소나 불기소보다 보완수사 요구가 훨씬 간단한 만큼 검사들이 미제 사건을 처리하려고 조금이라도 의문이 있는 사건은 경찰에 내려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검찰 미제 사건이 14만 건을 넘는 만큼 기존 직접 보완수사 비율을 고려하면 최대 7만 건 안팎이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경찰 사건 수만 건 느는데…수사인력 충원은 880명 '돌려막기'
이런 가운데 경찰은 사건 증가와 수사 인력 부족에 대비해 올해 하반기 수사 인력 880명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다만 신규 채용이 아니라 기동대와 기동순찰대, 행정부서 등 비수사 분야 인력을 수사부서로 옮기는 방식이다.

전국 261개 경찰서에 단순 배분하면 경찰서 한 곳당 3~4명에 불과하다. 이마저 곧바로 사건을 맡을 수 있는 숙련된 수사 인력으로 채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수사 현장은 이미 사건 적체에 시달리고 있다. 경찰 수사관 한 명이 지난해 접수한 사건은 평균 133.8건으로 2020년 108.4건보다 23.4% 증가했다. 경찰 미제 사건도 지난해 22만 241건, 올해 상반기 10만 2567건에 달한다.

특히 장기 미제 사건은 최초 수사관이 다른 부서나 경찰서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새 담당자가 과거 수사 기록과 증거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해 단순한 보완수사에도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들 수 있다.

기존 사건에 검찰에서 돌아오는 보완수사 요구까지 떠안아야 하는 데다, 비수사 인력 재배치가 일선 치안과 경비·행정 분야의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검사들이 기소 여부가 명확한 사건은 처분하겠지만 조금이라도 판단이 어려운 사건을 보완수사 요구로 내려보내기 시작하면 경찰이 감당할 방법이 없다"며 "법 시행 이후의 문제만이 아니라 당장 9월부터 사건이 한꺼번에 넘어올 가능성에 대비한 경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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