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애완동물 가게가 내놓은 새장. 2026.8.5 © 뉴스1 유채연 기자
한낮 기온이 40도 안팎으로 치솟는 극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고통받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이 길거리에 내놓은 케이지 속 동물들은 펄펄 끓는 더위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었다.
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일부 동물 판매 업체들은 매장 앞 야외에 케이지를 내놓고 영업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서울 전반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극단적 더위'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루 전날인 5일 오후 1시쯤, 서울 종로구의 동물 판매 업체들이 몰린 길거리에는 가게마다 적게는 5개에서 많게는 20여 개의 케이지를 밖에 내놓았다.
기상청 지역별상세관측자료(AWS)에 따르면 당시 서울 종로구 기온은 35.1도를 기록했다.
야외에 놓인 케이지에는 대부분 앵무새, 닭, 메추리 등 조류나 기니피그, 토끼가 들어 있었다. 일부 가게는 뚜껑 없는 리빙박스에 넣은 거북을 내놓기도 했다.
동물들은 대체로 가로·세로 각 1m 이하의 비좁은 케이지에 서로 몸을 붙이고 있었다. 덩치가 큰 닭은 케이지에 한 마리, 비교적 크기 작은 앵무새는 한 케이지에 10마리 이상이 들어있는 식이다.
한 가게의 새장에는 날개를 펴기조차 어려워 보이는 비둘기 10마리가 가득 차 있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애완동물 가게들이 내놓은 케이지들. 일부 케이지는 신문지로 가려져 있으나 일부는 햇빛 아래 놓여 있다. 2026.8.5 © 뉴스1 유채연 기자
케이지들은 대부분 가게가 편 차양 아래 놓여 있었으나 몇몇 새장은 위에 신문지를 얹은 채로, 혹은 그마저도 없이 땡볕 아래 놓여 있었다.
새장 안에서는 세 마리의 새가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고 한 케이지의 기니피그들은 녹은 얼음팩에 배를 붙인 채 나란히 누워 있었다.
케이지 안의 상태도 제각각이었다. 무더위에 얼음팩을 새장 안에 넣어두고 수박을 썰어 넣어준 가게가 있는 한편 물에 이끼가 낀 채인 새장도 눈에 띄었다.
폭염 속 야외에 동물을 방치하는 행위는 동물 학대로 처벌받을 수 있다. 동물보호법 10조는 동물의 습성 또는 사육환경 등의 부득이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동물을 혹서·혹한 등 환경에 방치해 고통이나 상해를 주는 행위를 동물 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한 상인은 밖에 내놓은 새와 기니피그 등은 더위에 강해 괜찮다고 설명했다. 그는 "얼음팩을 넣어주고 자주 갈아주고 있다"며 "더위를 많이 타는 종은 안에 들여놓는다. 밖의 새들은 비교적 더위를 잘 견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론 동물들이 최근의 폭염을 견디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설명이다. 조경 부산보건대학교 동물복지과 전임교수에 따르면 기니피그는 서늘한 안데스 고산지대가 원서식지로 땀샘이 없어 28도가 넘으면 열사병 위험이 있다.
조 교수는 "거북은 볕과 그늘을 오가야 체온을 맞출 수 있고 새는 체온이 이미 40도대라 더위에 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학대의 핵심은 특정 온도보다 온도 선택권 박탈에 있다"며 "판매를 목적으로 혹서 환경에 노출시킨 행위는 동물보호법 9·10조의 동물에게 적정한 사육·관리와 동물 학대 금지 위반에 해당해 처벌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자의 경우 법으로 정한 시설 기준을 위반했을 경우 영업정지나 등록취소까지 가능하다.
조 교수는 "올바른 사육이 이뤄지게 하고 학대 행위 금지와 같은 처벌이 강화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이)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감독도 중요하다"며 "근본적으론 반려동물 영업자에 대한 교육과 법 위반 단속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kit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