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검은 6일 코브라, 양쯔강악어와 같은 국제적 멸종위기종 등 야생생물을 밀수해 전국 각지 주택가로 유통한 혐의를 받는 전문 밀수·유통 조직 총책과 밀수책들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사진. 서울동부지검 제공)
검찰이 코브라, 양쯔강악어와 같은 국제적 멸종위기종 등 야생생물을 밀수해 전국 각지 주택가로 유통한 혐의를 받는 전문 밀수·유통 조직 총책과 밀수책들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승학)는 6일 범행을 주도한 총책 A 씨를 관세법 위반 및 야생생물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나머지 밀수책 4명에 대해서는 야생생물법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같은 날 불구속 기소했다.
개체 입 결박·철제 과자통에 넣어 밀수…고속버스 택배 통해 전국 각지로
이들 조직은 지난 2023년 11월부터 2024년 8월 사이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나 외래생물종 등 야생생물을 밀수입한 뒤 택배를 통해 전국 각지로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현지 판매책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사전 협의를 거쳐 현지에 방문해 접선한 뒤 총책과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야생생물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밀수 과정에서는 세관에 적발되지 않도록 소리가 나지 않게 야생생물의 입을 결박하는 등 주로 어린 개체를 압박 포장해 철제 과자통이나 플라스틱 상자에 넣어 수하물로 보냈다. 일부 민감 개체의 경우 속옷에 넣어 기내 반입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한 야생생물이 다수 폐사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몰래 들여온 야생생물을 인터넷 파충류 전문 카페에 '피규어', '인형' 등 은어를 사용해 광고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포장해 고속버스 택배로 전국 각지에 배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교가 인접한 아파트나 고시원, 빌라 등 인구 밀도가 높은 주택가에 유통해 은밀히 사육하거나 재판매하는 실태도 확인됐다. 지난 2024년 8월 경남 사천에서 사체로 발견된 바다악어 역시 총책 A 씨가 밀수·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검은 6일 코브라, 양쯔강악어와 같은 국제적 멸종위기종 등 야생생물을 밀수해 전국 각지 주택가로 유통한 혐의를 받는 전문 밀수·유통 조직 총책과 밀수책들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사진은 총책 A 씨가 밀수책에게 포장 방법을 지시하는 내용(왼쪽)과 입이 결박된 악어의 모습. (사진. 서울동부지검 제공)
보완수사 통해 범행 조직 실체 규명…암장 됐던 밀수 혐의도 밝혀내
앞서 지난해 7월 한강유역환경청은 인천공항세관에 적발됐던 B 씨의 야생생물 밀수 혐의 사건을 송치한 바 있다. 검찰은 이 사건 범행 방식이 현지에 처음 방문한 B 씨의 단독 범행으로 보기에는 전문적이라는 점을 수상히 여겼다.
B 씨의 배후에 공범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보완수사에 나선 검찰은 다른 밀수책들의 현지 동행과 범행 가담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앞서 경찰에서 불송치해 암장 됐던 A 씨의 야생생물 밀수 사건 혐의도 확인했다. 검찰은 또 A 씨가 밀수책들과 공모해 총 14차례에 걸쳐 야생생물 200마리를 밀수하고 54마리를 유통한 범행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앞서 A 씨가 고발된 사건과 관련해 밀수책이 본인의 단독 범행이라고 허위 자백해 A 씨가 불송치 결정을 받는 등 주범인 A 씨가 처벌을 모면하는 방식으로 밀수 범행을 계속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철저한 상하관계 구조 속에서 A 씨는 공범이 입국할 때 공항에서 대기하다 공범이 적발되면 몰래 자리를 이탈하고, 공범에게 야생생물 부주의 보관·폐사 책임을 묻거나 수사 무마 대가 등 각종 명목으로 돈을 빼앗기도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 국립생태원에 위탁…"밀수·불법 유통 엄정 대응"
검찰은 주택 밀집 지역에 유통돼 몰래 사육되던 코브라, 양쯔강악어, 검정늪거북을 포함해 국제적 멸종위기종 등 야생생물 총 95마리를 압수해 국립생태원에 위탁했다고 밝혔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는 멸종 위험 야생생물을 보호대상으로 지정해 국제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야생생물보호및관리에관한법률에서 국제적 멸종위기종에 대해 규정해 협약을 이행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불법 거래를 차단하는 것은 물론, 주거 밀집지역에서 은닉·사육되고 있는 위험한 야생동물을 압수해 국민 생명과 안전에 대한 잠재적 위험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제적 멸종위기종과 생태계 위해 우려가 있는 야생생물의 밀수, 불법 유통·사육 행위에 대해 환경청과 국립생태원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s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