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소청-공수처 추가수사' 규정 어디?…개정형소법 '구멍'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06일, 오후 05:01

[이데일리 백주아 이지은 기자] 검찰의 직접·보완수사권을 폐지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10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추가수사(경찰-공소청 기준 보완수사 개념) 관련 법률은 공백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수처가 직접수사해 공소청에 송부한 사건 중 추가수사가 필요해도 이를 지시 또는 요구할 법률적 근거가 없어서다. 개정 형소법이 공소청과 경찰 간 보완수사에만 치중한 나머지 공소청과 공수처 간 추가수사는 사실상 간과해 입법 공백 상태가 불가피해진 셈이다.

◇공수처→공소청에 넘긴 사건 추가수사 절차 없어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정 형소법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공소청 검사가 보완수사와 재수사,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수처가 공소제기를 요구하며 공소청에 넘긴 사건 중 공소청 소속 검사가 추가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누가, 어떤 절차로 이를 지시·요청·처리할 지에 대한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공수처법 개정 의견에서 ‘추가수사 의뢰’ 절차를 신설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개정 형소법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공수처는 의견서에서 “‘보완수사 요구’는 검사와 사법경찰관 사이에서 사용하는 개념인 만큼 공소청 검사와 공수처 검사 사이에는 체계상 맞지 않는다”며 공소청 검사가 ‘추가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다시 공수처로 보내고 공수처가 수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별도의 절차를 공수처법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수처는 특히 개정 형소법이 관련 절차를 사실상 부칙에만 의존토록 설계한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개정 형소법 부칙은 ‘검사의 수사 및 직무에 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는 경과규정을 두고 있을 뿐 공수처 사건의 추가수사 절차나 공소청과 공수처 간 사건 처리 방식은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 절차와 관련된 사항을 이렇게 추상적인 부칙 규정으로 처리한 전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검사의 수사 및 직무’라고만 규정돼 어디까지를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결국 법원이 해석해야 하는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공포 이후 진행되는 사건에서는 변호인들이 절차의 적법성을 문제 삼을 가능성도 있다”며 “형사절차를 규율하는 법률은 무엇보다 치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시행 일정에 맞추기 위해 서둘러 개정하다 보면 또 다른 입법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 (사진=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 (사진= 연합뉴스)
◇법조계 “입법으로 보완해야”

법조계도 공수처와 공소청 관계가 새 형사사법체계의 사각지대로 남았다고 지적한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공수처는 사법경찰관이 아니기 때문에 형소법상 보완수사 요구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며 “과거에도 공수처와 검찰 사이에서 사건 송부와 보완수사 권한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까지 폐지돼 공소청 검사는 직접 보완하지도 공수처에 강제하지도 못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공수처와 검찰 간 추가수사 절차 공백에 따른 문제는 현실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4월 12억 9000만원대의 뇌물수수 혐의를 받은 감사원 간부를 불기소했다. 공수처가 추가수사를 위한 사건 이송을 거부했고 법원도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를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해 수사가 장기간 중단되면서다. 검찰은 당시 이를 “수사기관 간 권한 공백이 초래한 제도 실패”라고 평가하며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형사사법체계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해석으로 메우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빈틈없이 설계해야 한다”며 “공수처와 공소청 관계 역시 시행 전에 입법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또 다른 제도 공백을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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