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도소 내부에서 과밀 수용 체험하는 기자들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6.5.28 © 뉴스1 이승현 기자
최고 기온이 40℃를 넘는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정시설에도 비상이 걸렸다.법무부가 노인·장애인 등 온열질환 취약계층 수용동에 에어컨을 설치하려던 사업을 거센 반발 여론에 부딪혀 전면 중단하면서다.
'범죄자에게 국민 세금을 들여 에어컨을 달아준다'는 비판 여론을 수용한 결과지만, 수용자 관리가 어려워지고 현장 교도관의 업무 환경도 한계에 내몰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당초 법무부는 올해 약 1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노인·장애인·환자 등 온열질환 취약자가 생활하는 수용동 복도에 에어컨을 확대 설치할 계획이었다.
현재 교정시설 내 에어컨은 의료 거실이 있는 환자 수용동 복도에만 제한적으로 설치돼있다.
이 때문에 교정 당국은 온열질환 발생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온도 유지를 위해 수용동 복도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간접 냉방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에어컨 설치가 무산되면서 교정시설 내부 폭염 우려는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최고기온이 36.9℃를 기록하면서 서울구치소 내 수용 거실 내부 온도는 33℃에 달했다.같은 날 수도권의 한 교정시설은 수용 거실 온도가 37℃까지 치솟은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에 극한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6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위치한 온도계가 37도를 기록하고 있다. 2026.8.6 © 뉴스1 최지환 기자
이에 교정 본부는 열사병이나 탈진 등 온열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환자, 고령자 등을 '여름철 자체 진료 계획'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 질환자, 65세 이상 고령자 등이 대상이다. 교정본부는 이들의 건강을 별도로 관리하면서 고위험군은 별도로 의료 거실에 수용하고 있다.
일반 수용자들에게는 얼음물을 지급하고, 온열질환 증상을 호소하는 수용자는 의료과에서 곧바로 진료해 약을 처방하는 대책을 병행 중이다.
문제는 수용자뿐만 아니라 이들을 관리해야 하는 교도관들의 고충도 극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찜통더위로 수용자들의 불쾌지수가 높아지면서 수용자 간 다툼이 잦아지고, 의미 없이 교도관들을 반복적으로 호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들에 대한 관리 책임이 있는 교도관들은 돌발 사고가 났을 때 책임 추궁을 피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교정과 교화라는 수용 시설의 기본 목적 달성과 교도관의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최소한의 냉방설비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교정시설의 존재 이유는 수용자를 교정, 교화시키고 죄를 반성하게 하는 것"이라며 "극한의 환경으로 가다 보면 그 안에서 제2의 범죄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치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그는 "교도관도 똑같이 감옥살이를 해야한다"며 "교도관들도 국민이고 공무원인데, 그들에 대한 처우 개선 측면에서 극한적인 근무 여건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명예교수 역시 "과밀 수용이 심각한 상황에서 무더위까지 겹치면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수용자들 간 사고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교도관도 '제2의 재소자'인 만큼 이들의 인권과 업무환경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 6일 "국무회의 비공개회의에서 교정 현실이 매우 열악하다는 말씀을 대통령께 여러 번 드렸다"며 "대통령께서 심각한 과밀 수용과 교정 공무원들이 겪는 고통에 깊은 관심을 표시하고 대책을 논의했다"고 언급했다.
mark83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