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 '관저 이전 봐주기 감사' 유병호 감사위원 구속기소

사회

뉴스1,

2026년 8월 07일, 오전 11:15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과정을 부실 감사하고 서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20 © 뉴스1 이호윤 기자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 대한 '봐주기 감사'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전 사무총장)이 7일 재판에 넘겨졌다.

3대 특검의 잔여 사건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은 이날 오전 유 위원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유 위원은 감사원 사무총장 재직 시절 대통령 관저 이전 감사의 조사 범위와 방식을 제한하고, 감사 결과를 축소·은폐하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감사원 감사관들이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감사원 이인자'였던 유 위원이 감사 대상자인 대통령 비서실로부터 감사 무마 청탁을 받고, 2023년 2~3월 감사원 규정에 반하는 감사를 진행하도록 불법·부당한 지시를 내렸다고 결론 냈다.

특히 특검팀은 유 위원이 대통령 관저 감사의 조사 방식과 자료 요구 절차 등을 두고 당시 감사단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유 위원은 2023년 3월 당시 감사단장 손 모 씨에게 21그램 관계자에 대한 대면 조사를 서면조사로 전환하도록 지시해 감사를 부실하게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21그램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를 후원하고 사무실 설계·시공을 맡았던 업체로, 김태영 대표 부부가 김 여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유 위원이 대통령실에 자료를 요구할 때 공식 공문이 아닌 구두로 요청하고, 대통령실 관계자에 대한 대면조사를 자제하라는 취지의 지시도 내린 것으로 파악했다.

특검팀은 이른바 '진술 마사지'와 허위 감사보고서 작성 과정에도 유 위원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한다.

감사원 감사위원회는 2024년 5월 감사단이 제출한 1차 감사보고서에 대해 조사가 불충분하다고 판단, 감사 결과 의결을 보류하고 보완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감사단은 뒤늦게 21그램 관계자를 대면조사 했다.

당시 21그램 측은 감사원에 기계·설비 등 일부 공사를 다른 업체에 하도급했다고 진술했지만, 최종 감사보고서에는 해당 업체들과 '협력 관계'였다는 취지로 내용이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무자격 업체 21그램이 공사 전반을 총괄한 사실을 축소하기 위해 감사원 진술이 임의 손질됐다고 보고 있다.

유 위원은 관저 이전에 투입된 예산의 편성·집행이 적절했는지를 따져달라는 국민감사 청구를 감사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도 있다.

당시 감사단은 예산을 확보하지 않은 채 진행된 국가 공사는 당연히 감사 대상이라는 의견을 냈지만, 예산 편성·집행 관련 국민감사 청구는 기각됐다.

종합특검은 지난달 14일 유병호 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같은 달 20일 신병을 확보했다. 유 위원은 이달 4일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유 위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3일 특검 소환조사 당시 "특검이 허구적인 시나리오를 만들고 부당한 수단을 동원해 존재하지 않는 범죄를 구성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3월 당선 직후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각각 용산 국방부 청사와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이전 공사 업체 선정 과정과 공사비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됐고, 같은 해 10월 참여연대 등이 국민감사를 청구하면서 감사가 진행됐다.

감사원은 약 2년간의 감사 끝에 2024년 9월 수의계약 체결 자체는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냈다. 그러나 21그램이 인테리어뿐 아니라 증축 등 공사 전반을 수행한 정황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아 '부실 감사' 논란이 일었고, 특검 수사로 이어졌다.

현직 감사위원인 유 위원은 기소와 함께 직무가 정지된다. 감사원법 제15조는 감사위원이 형사재판에 계속된 경우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권한 행사를 정지하도록 규정한다. 유 위원의 임기는 2028년 2월까지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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