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관악구 관악산 으뜸공원 신림계곡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8.8/뉴스1 © News1 소봄이 기자
8일 오전 9시 서울 관악구 신림선 관악산역 앞.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이 35도로 예보됐음에도 역을 빠져나온 시민들의 발걸음은 관악산 공원 쪽으로 이어졌다.
공원 입구 편의점과 치킨집에서 산 음식과 물놀이용품을 챙긴 시민들은 관악산 으뜸공원 신림계곡으로 향하는 전동카트를 타기 위해 줄지어 섰다.
낮 12시 25분쯤 정류장에는 20여 명이 전동카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계곡까지는 14인승 전동카트 3대가 5분 간격으로 오가며 시민들을 실어 날랐다. 뜨거운 햇볕에도 한 커플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들뜬 모습이었다.
전동카트에 올라타자 약 3분 만에 계곡 앞에 도착했다. 계곡에 가까워질수록 흘러나오는 케이(K)팝 음악과 물놀이를 즐기는 시민들의 웃음소리가 뒤섞였다.
계곡엔 10대 학생부터 20·30대 커플과 친구들, 등산객, 아이를 데려온 가족까지 수백 명의 피서객으로 북적였다. 그늘에는 돗자리가 빼곡했고 낮잠을 청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8일 서울 관악구 관악산 으뜸공원에서 시민들이 신림계곡으로 향하는 전동카트를 기다리고 있다. 2026.8.8/뉴스1 © News1 소봄이 기자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일치기 계곡 맛집', '뚜벅이 계곡 명소' 등으로 소개되는 서울 도심 계곡이 폭염 속 피서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멀리 교외까지 차를 타고 나가지 않아도 지하철과 버스로 찾아갈 수 있는 데다 자릿세나 별도의 이용료 부담도 없어 이른바 '역세권 계곡'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신림계곡 뿐 아니라노원구 벽운계곡과 중랑구 긴고랑계곡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비교적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도심 계곡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찾은 신림계곡에선 SNS를 보고 찾아 왔다는 20·30대 방문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을지로에 거주하는 고 모 씨(30)는 이날 근무를 마친 뒤 남자 친구와 지하철을 타고 약 1시간을 이동해 신림계곡을 찾았다.
고 씨는 "SNS에 엄청 뜨길래 궁금하기도 하고 너무 더워서 찾아왔다"며 "차가 없는 우리에게는 대중교통으로 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숙 8만 5000원짜리를 안 먹어도 공짜로 계곡을 이용할 수 있지 않느냐"며 "오늘 제대로 즐기고 주변에도 소문낼 생각"이라고 웃었다.
인천에서 온 중학교 2학년 김 모 양 등 친구 4명은 땡볕 아래 돗자리를 펴고 연신 땀을 닦으며 수박 한 통을 나눠 먹는 모습.2026.8.8/뉴스1 © News1 소봄이 기자
기상청 지역별상세관측자료(AWS)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관악구 기온은 34.9도를 기록했다. 비가 많이 내리지 않은 탓에 계곡물은 성인 무릎 높이 정도에 그쳤고 물도 다소 미지근했지만 시민들은 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다.
각각 도봉구와 노량진에 사는 60대 이 모 씨 자매도 지하철을 타고 이곳을 찾았다.
언니 이 씨는 "원래 도봉산 쪽 계곡에 갔는데 여기는 처음 와봤다"며 "1시간 반 정도 걸렸지만 지하철을 타고 올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짐을 줄이려고 노량진에서 컵밥을 사 왔다"며 "가을에는 단풍도 멋지다고 해서 다시 올 생각"이라고 했다.
계곡 한쪽에서는 40대 남성 6명이 인근 중국집에서 배달시킨 짜장면과 탕수육, 볶음밥 등을 돗자리 위에 펼쳐놓고 점심을 먹었다. 이들은 어린 시절 이 일대에 살다 결혼 후 각자 다른 지역으로 흩어졌다가 이날 '추억여행'을 겸해 다시 계곡을 찾았다고 했다.
주말을 맞아 방문객이 몰리면서 안전요원들도 계곡 곳곳에 배치됐다. 안전요원 이 모 씨(21)는 "오늘은 주말이라 사람이 많은 편"이라며 "평일에는 오늘의 4분의 1 정도인데 오늘은 몇백 명 정도 온 것 같다"고 했다.
sb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