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기후부)
◇전기 먹는 하마된 수도권, 지산지소에 맞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공론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지역별 전기요금제)는 지자체별 전력 자급률에 따라 전기요금에 차등을 두는 제도를 말합니다. 2023년 5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법적 근거를 갖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전기요금 체계는 그동안 전국 단일 체계였습니다. 하지만 관련법 도입 이후 계통 상황을 반영해 도매가격을 지역별로 차등화하고 원가분석에 따라 소매 전기요금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지역별 전기요금제는 지역에서 전기를 생산해 수도권까지 송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인프라 투자와 전력손실 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사회후생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기생산지에 가까울수록 요금을 저렴하게 책정하면 수도권의 전력수요 집중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수도권에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같은 대규모 전력수요가 몰리는 이유 중 하나는 전력요금이 전국 어디서나 같기 때문이라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이를 지지하는 이들은 전기요금을 차등화함으로써 지방의 산업 유치와 인구 분산, 균형발전 효과를 꾀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이점 때문에 지역별 전기요금제를 먼저 도입한 곳들도 있습니다. 영국은 송전이용요금을 차등화해 지역별로 가격신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발전사업자(공급자)에 대한 송전요금은 27개 지역으로 차등 부과하고, 판매사업자(수요자)에 대한 송전요금은 14개 지역으로 구분하죠.
지난해 서울연구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최근 2035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 가격의 지역신호 강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호주의 전력시장 역시 1998년부터 권역별 가격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전기요금이 달라질 경우 수도권의 생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서울연구원이 지역별 송전요금을 적용해 전력가격 인상 범위(0.57~3.27원/kWh)를 추정하고, 이에 대한 서울시의 산업·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 서울의 생산량은 최대 238억원 줄고, 부가가치와 고용은 각각 120억원과 182명씩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요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분야로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과 교육 서비스가 꼽혔습니다. 연구진은 취약가구와 산업의 부담을 우려하면서 수도권 지역이 ‘초광역 에너지 협력’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8월 중 공청회 시작…“지방산업 경쟁력 회복할 수준으로 인하”
지역별 전기요금제의 청사진은 조만간 공개할 예정입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4일 열린 사전 브리핑과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지역별 차등 요금제는) 이달 셋째 주에 공청회를 거쳐 방안을 확정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AIDC) 전용 요금제는 연내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산업용 전기요금은 송전망 이용 비용과 전력 자립도, 국가균형발전 등을 반영해 잠정적으로 4개 권역으로 나누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수도권에서 떨어진 지방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수준에서 차등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중국 수준까지 전기요금을 낮추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렇게 되면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커질 수 있다”며 “한전이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인하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기후부의 예고대로라면 조만간 전기료의 적정성을 두고 열띤 토론이 있을 예정입니다. 지역별 전기요금제가 현실화될 경우 현장에 상당한 혼란이 예상되는데요. 이 변화에 우리 사회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알쓸기잡에서도 계속 살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