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입구에 정부의 용산공원 부지 주택 공급 검토에 반대하는 근조화환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 뉴스1 박지혜 기자
정부가 수도권 신규 주택 공급의 한 방안으로 용산어린이정원 일대 부지를 개발하는 것을 검토하자, 인근 주민들이 "공원을 뺏길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9일 방문한 용산어린이정원 초입에는 1000여명의 주민으로 구성된 '용산공원지키기 주민모임'이 설치한 수십 개의 근조화환들을 볼 수 있었다.
화환에는 '공원은 빈 땅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내일입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개발 대상이 아니라 지켜야 할 국민의 자산입니다', '주택 공급은 다른 곳에서, 공원은 후손에게' 등의 문구가 담겼다.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난 한 60대 주민은 "공원 일대 부지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말이 나오면서 주민들 여론이 부글부글하다"며 "서울에 추가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면 빌라촌을 재개발하면 될 텐데, 굳이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잘 이용하는 공원을 왜 개발한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주민은 "이 정원이 서울 내에선 정말 좋은 녹지다.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한다"고 했다.
전날(8일)에도 주민모임은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및 구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주택공급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주민모임은 정부가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확대를 추진하자 이에 반발하며 모인 단체다. 앞서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확대가 논의될 때도 주민모임은 화환 약 100개를 설치해 반대 의사를 표한 바 있다.
지난달 국방부 경계 외곽에 있는 어린이정원 일대 제한보호구역 13만 7000㎡가 해제되자 정부는 이 일대를 주택 공급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활용 가능한 면적과 용적률, 공원 존치 범위 등을 따져 공급 규모를 살펴볼 예정이다.
다만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따르면 미군기지 반환 부지는 최대한 보전하고, 용산공원은 민족성·역사성 및 문화성을 갖춘 국민의 여가휴식 공간 및 자연생태 공간 등으로 조성하는 게 원칙이다. 법은 이 곳을 다른 용도로 변경하거나 처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곳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관련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한편 정부는 수도권 내 가용부지를 최대한 활용해 5만 호 규모의 추가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담은 종합 부동산 대책은 이르면 오는 13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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