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모습 2026.8.9 © 뉴스1 박세연 기자
40도를 넘나들던 극한폭염은 절기상 '입추'(立秋·7일)를 지나면서 한풀 꺾였다. 9일 오후 전국 최고기온은 36도 안팎으로 낮아졌고 서울도 33도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서울 전역에 폭염경보가 유지되고, 전국 곳곳의 기온이 여전히 33도를 웃도는 등 무더위 자체가 끝난 것은 아니다.
구름과 비의 영향이 지역마다 달라지면서 같은 서울에서도 낮 최고기온이 2~3도씩 벌어졌다. 동해안에서는 비가 이어져 한낮에도 20도 대에 머문 곳이 나왔지만, 호남과 수도권 등에서는 35도를 웃돌았다. 다음 주에도 낮 기온이 최고 35도까지 올라 평년보다 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9일 오후 3시 30분 기준 관측지점 가운데 한낮 기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전남 곡성으로 수은주가 36.3도까지 올라갔다. 전남 광양읍이 35.7도로 뒤를 이었고 전북 고창과 전남 신안은 각각 35.3도를 기록했다.
34도 이상으로 오른 곳은 35곳, 33도 이상은 100곳이었다. 지난 7일 일부 지역의 기온이 40도를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극단적인 더위의 강도는 크게 약해졌지만, 전국적인 폭염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서울에서도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돌았다. 폭염특보 미운영 지점을 제외하면 서대문과 구로가 각각 33.2도로 가장 높았고 김포공항 32.8도, 강서와 금천 각각 32.6도, 강남 32.4도, 용산 32.3도 등이었다.
공식 서울 기온을 기록하는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의 최고기온은 31.6도였다.
서울 안에서도 기온 차가 비교적 컸다. 서대문과 구로가 33.2도까지 올랐지만 성북은 30.5도에 그쳐 2.7도 차이가 났다. 마포는 30.6도, 강동 30.7도였고 강서·금천은 32.6도로 같은 서울에서도 지역별 기온 상승 폭이 달랐다.
지역별 구름 분포가 달랐던 점도 기온 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2시 50분 천리안2A 위성의 운량 영상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 곳곳에 구름대가 불균일하게 분포했다. 구름이 햇볕을 가린 지역은 지면 가열이 상대적으로 억제되는 반면 구름이 적거나 걷힌 지역은 기온이 빠르게 오를 수 있다. 여기에 고도와 도심 밀집도 등 관측 환경 차이도 지역별 편차를 키울 수 있다.
동해안은 상황이 확연히 달랐다. 비와 두꺼운 구름의 영향으로 강릉의 이날 최고기온은 23.0도에 그쳤고 북강릉 22.8도, 동해 24.4도, 울진 25.3도 등에 머물렀다. 경북 영덕은 최고기온이 26.8도, 포항도 28.2도로 폭염이 이어진 서쪽 지역과 7~10도 이상의 차이가 났다.
기압 배치가 바뀌면서 지난주와 같은 극단적인 가열이 약해진 데다 동풍과 구름의 영향이 커진 결과다. 기상청은 앞서 8~9일 고기압의 영향은 이어지지만, 상층과 중·하층 고기압의 연계가 약해지고 동풍이 강화되면서 동해안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분석했다.
폭염특보도 단계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9일 오전 10시 강원 양구평지와 인제평지, 울산의 폭염주의보를 해제했다.
경기 동두천·연천·포천·파주 동북부와 강원 춘천·홍천 평지, 충북 괴산·충주·음성·증평, 경북 상주·문경·청송, 경남 양산, 부산 동부를 제외한 부산지역은 폭염경보에서 주의보로 한 단계 낮췄다.
전날에도 강원 철원·화천과 충남 금산·예산·계룡, 경북 구미·경산·고령·성주·칠곡 등과 대구, 세종 북부, 제주 일부 지역의 폭염경보가 주의보로 하향됐다.
극한폭염의 범위가 점차 줄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서울은 전 권역 모두 폭염경보다. 경기 광명·안산·김포·고양·남양주·평택·하남·화성·용인·여주·양평 등 수도권 상당수와 전주·광양·순천, 광주 동부 등 호남 일부에도 폭염경보가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특보가 일부 해제되거나 낮아졌다고 폭염이 끝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특히 구름이 적은 지역에서는 낮 동안 기온이 다시 빠르게 오를 수 있다.
기상청 중기예보에서도 무더위는 적어도 다음 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12~18일 아침 기온은 21~26도, 낮 기온은 28~35도로 평년(아침 21~24도, 낮 28~32도)보다 1~3도 높겠다.
한편 해상 날씨는 당분간 거칠겠다. 남해동부 바깥 먼바다와 제주 남쪽 바깥 먼바다에는 풍랑경보가 발효 중이고 제주와 남해·동해·서해 남부 여러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졌다. 제주와 울릉도·독도, 전남 일부 섬 지역에는 강풍주의보도 이어지고 있다.
ac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