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세우기·정답 찾기 교육 옳을까"…절대평가·서논술형 공론화 시작

사회

뉴스1,

2026년 8월 11일, 오후 04:39

김동진 국가교육위원회 대학입학제도특별위원회 위원이 11일 인천 콜라보마이스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래 대입제도 방향' 토론회에서 '미래 사회를 대비한 대입제도 방향'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국가교육위원회 제공) © 뉴스1 김재현 기자
"현행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넓히고 창의적 사고력을 키우려고 하지만 학교 현장은 여전히 석차를 매기는 상대평가에 묶여 있다. 학생들은 배우고 싶은 과목이 아니라 등급 받기 유리한 과목을 고른다. 짧은 시간 내 정답을 찾아야 하는 수능은 학교 수업만으로 대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동진 국가교육위원회 대입제도특별위원회 위원(인천 동산고 교사)은 11일 "현재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은 교육과정 따로, 내신 따로, 수능 따로 움직이며 엇박자를 내고 있다"며 현행 대입·교육제도를 이렇게 진단했다.

김 위원은 "세 가지(교육과정·내신·수능) 축(제도)은 각각 성실하게 운영되고 있지만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이러한 대입·교육제도로 대비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국교위는 이날 오후 인천 콜라보마이스컨벤션센터에서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현장 토론회: 국민과 함께 그리는 미래 대입제도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교위가 오는 10월 발표할 '2028~2037년 국가교육발전계획'의 핵심으로 꼽히는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 시안' 마련에 앞서 진행된 첫 현장 의견 수렴이다.

김 위원은 '미래사회를 대비한 대입제도 방향'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맡았다. 국교위는 수능·내신 서논술형 문항을 도입·확대와 절대평가 전환, 수시·정시시기 통합을 통한 고3 2학기 교실 정상화 등을 골자로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준비 중이다. 대입특위를 대표해 나선 김 위원은 3가지 큰 틀의 대입제도 개편 필요성을 소개했다.

그는 우선 5지선다 객관식으로 평가하는 현행 수능 체제를 비판하며 서논술형 도입·확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위원은 "한 문항당 1분 30초 안에 정답을 골라내는 훈련을 12년 동안 반복하고 있는데 지금의 AI는 같은 문제를 1초 만에 푼다"며 "1분 30초와 1초, 이 간극 앞에서 우리가 정말 학생들의 사고력을 평가하는 것인지 물어야 하며 정답을 빨리 찾는 기술이 아이에게 무엇으로 남을지 짚어봐야 한다"고 했다.

상대평가 방식의 내신과 관련해서는 "국가별로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독일, 프랑스, 핀란드 등 OECD 주요국 내신은 학생의 성취 수준을 평가하는 절대평가를 채택하고 협력적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데 집중한다"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또래 안에서 석차를 매기는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있고 동급생은 배움을 나누는 동료가 아닌 넘어서야 할 경쟁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수시·정시모집 시기 분리로 2학기 파행을 겪는 고3 교실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 위원은 "수능 종료 후 고3 등교율은 57% 수준으로 떨어지고 교실에 남아도 학생 64%가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고등학교의 소중한 마지막 학기가 배움 없이 흘러가는 것"이라고 했다.

대입제도 개편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속도조절도 시사했다. 김 위원은 "충분한 준비를 기반으로 대입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중학교, 고등학교, 대입의 순차적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며 "단기적 성과에 급급해 현장의 혼란을 초래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개편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논술형 평가가 도입될 경우 AI를 활용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AI가 교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전문성을 AI가 뒷받침하는 것으로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우리 아이들이 어떤 사람으로 자라나야 할지에 답할 수 있어야 어떤 대입제도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답을 할 수 있다"라며 "국민 여러분의 깊은 고민과 숙의야말로 새로운 대입제도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정당성"이라고 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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