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李대통령 '쟁의대상' 범위 구체화 지시는 재계 편들기"

사회

뉴스1,

2026년 8월 11일, 오후 05:50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8.11 © 뉴스1 허경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노동쟁의 대상' 범위 마련을 재차 지시한 것을 두고 "재계 편들기이자 월권행위"라며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문을 통해 "이는 정부가 일관된 방향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임을 보여준다"며 "이런 시도는 노조법의 입법 취지를 형해화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부당하게 축소하는 것,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 각 부처의 판단이 대통령의 한마디로 손쉽게 재검토되는 장면은 노동정책 결정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선행되는지 의문을 낳는다"며 "노조법의 보호 대상인 노동자가 아니라 재계의 요구에 정부가 화답하는 모양새"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쟁의 대상을 정하는 일은 현행법상 근거가 없다고도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쟁의 대상을 좁히는 문제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법률에 명시적인 위임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노조법 어디에도 이를 시행령으로 정하라는 위임 규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또 "(대통령의 지시는) 위법 소지가 있는 시행령을 일단 만들어놓고 나중에 다투라는 것으로, 법을 지키며 행정을 펴야 한다는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노조법이 시행 초기부터 정부의 소극적·후퇴적 태도로 형해화되는 것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노동쟁의 대상처럼 노사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은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노동계의 요구를 적극 수렴하고, 이를 기반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명백한 것들은 기준을 좀 명시해달라는 요구가 있던데, 나름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며 "(노란봉투법상 노동쟁의의 구체적 범위를 시행령으로 제정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라"고 질타했다.

3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동쟁의 범위가 확대됐지만 현장 혼란이 발생하면서 정부 차원의 구체적 기준 마련을 재차 요구한 것이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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