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였는데"…장애 모친 간병하던 아들, 화재 참변(종합)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11일, 오후 09:17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정유진 수습기자]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사망자들은 모자 관계인 60대 뇌병변 장애인 여성과 30대 남성으로 확인됐다.

11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의 모습.(사진=정유진 수습기자)
11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의 모습.(사진=정유진 수습기자)
11일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55분께 강서구 가양동의 한 영구임대 아파트 15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장비 25대와 인력 87명을 투입해 화재 신고 접수 24분만인 오후 5시 19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이어 화재 발생 1시간 7분만인 오후 6시 8분께 불을 완전히 껐다.

화재 발생 세대에 거주하던 A(61·여) 씨와 B(38·남) 씨는 아파트 화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들은 모자 관계로, 화재를 피하려다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이 난 세대 옆집에 거주하던 60대 여성도 1명도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아파트 주민 40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해당 아파트는 1992년 준공된 곳으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다만 올해 초 자동식 소화기와 가스 잠금 장치 등 화재 안전 설비는 설치됐다. 입주민 대부분이 고령층 혹은 장애인인 탓에 화재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구 복지정책과 관계자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세대는 A씨와 60대 남편, 그리고 아들 B 씨 총 3명이 거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중증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었고, 남편은 거동이 불편해 전동휠체어에 의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세대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아들 B 씨는 부모의 간병을 도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아파트 이웃주민 C 씨는 “사망한 아들이 부모를 극진히 챙겼던 효자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D 씨는 “어머니가 거동이 불편해 아들이 계속 함께 다니며 간병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현장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사망자의 추락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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