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몰래 코인과 주식에 투자해 거액의 빚을 진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며 전세보증금까지 나눠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여성 A 씨는 남편과 결혼 당시 각자 모은 돈에 전세자금 대출을 더해 아파트 전셋집을 마련했다. 두 사람은 커피 한 잔 값까지 아껴가며 돈을 모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A 씨 앞에 무릎을 꿇고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
남편은 약 1년 전부터 직장 동료의 권유로 A 씨 몰래 코인과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수익을 냈지만 욕심이 커지면서 은행 신용대출은 물론 친척과 친구들에게까지 돈을 빌려 투자금을 불렸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투자한 코인이 상장 폐지된 데 이어 레버리지 상품까지 강제 청산되면서 큰 손실을 떠안게 됐다.
A 씨는 남편이 과거에도 주식 투자로 약 1000만 원을 잃은 적이 있다고 했다. 당시 남편이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해 한 차례 용서했지만 결국 같은 일이 반복됐다.
더 큰 문제는 남편이 A 씨에게 투자를 숨기면서 거짓말까지 했다는 점이다. A 씨는 과거 남편에게 "당신은 저런 거 안 하지?"라고 물었지만 남편은 "나는 절대 안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빚이 불어나자 남편은 전세보증금을 빼 빚을 갚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A 씨는 "전세금은 공동자금이니 당신이 벌인 일은 혼자 해결하라"며 거절했다.
그러자 남편은 A 씨에게 욕설을 퍼붓고 집을 나갔다. 이후에는 문자로 "이혼하고 전세보증금을 나누자" "빚을 진 것도 부부가 함께 갚아야 한다더라"며 압박했다.
결국 A 씨는 남편과의 이혼을 결심했다. 그러나 남편이 몰래 만든 빚까지 자신이 함께 갚아야 하는지 걱정된다며 조언을 구했다.
배수지 변호사는 "무리한 가상화폐나 주식 투자로 인한 채무가 곧바로 이혼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투자가 반복적이고 과도해 가정경제를 심각하게 흔들고 부부관계를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시켰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편이 몰래 만든 투자 빚에 대해서는 "배우자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부담한 고위험 투자 채무는 원칙적으로 개인채무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부부가 함께 살 전셋집을 마련하기 위해 받은 전세자금대출은 공동재산 형성에 수반한 채무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위자료와 관련해서는 "반복적인 투자 실패로 가정경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폭언과 가출까지 더해졌다면 혼인 파탄의 유책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며 "위자료 액수는 혼인 기간과 폭언의 정도, 경제적 피해 규모 등을 종합해 법원이 결정한다"고 말했다.
rong@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