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대법원. (사진=뉴시스)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이 확정되면서 일본제철은 민씨 유족에게 총 8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
민씨는 1922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1942년 초 일본으로 건너갔다. 같은 해 2월 9일부터 7월 14일까지 일본 이와테현 가마이시시에 있는 일본제철 가마이시제철소에서 노무자로 일하다 탈출했다. 이후 탄광 등을 전전하다 1945년 귀국했으며 1989년 4월 7일 사망했다.
유족들은 민씨가 강제동원으로 가족과 떨어져 보호나 부양을 받을 기회를 잃었고 열악한 환경에서 위험한 노동에 종사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일본제철에 2019년 4월 위자료 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2022년 2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2심은 2024년 8월 일본제철이 유족들에게 총 8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강제동원 피해자의 유족들이 일본제철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었던 시점과 이에 따른 소멸시효 완성 여부였다.
1심 재판부는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봤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개인 청구권을 인정한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소멸시효의 기산점으로 봤다. 유족들이 2019년 4월 소송을 제기한 만큼 2018년 10월 30일부터 소멸시효를 계산하면 아직 기간이 지나지 않았다는 취지다.
일본제철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은 앞서 2012년 일본제철을 상대로 한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 사건에서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소멸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이후 파기환송을 거쳐 2018년 10월 전원합의체가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을 최종적으로 인정했다.
이번 사건 역시 역시 이 같은 법리를 적용해 일본제철의 소멸시효 주장을 배척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고 민문식 씨의 장남 민병조(오른쪽 두번째) 씨와 손녀 민사라 씨가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일본제철 강제동원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 선고를 마치고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선고 후 민씨 유족과 대리인단은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제철이 판결을 수용하고 직접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민씨의 아들 민병조 씨는 “아들로서 아버지의 명예를 살리고자 했는데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와 상당히 좋다”며 “(일본제철이)판결을 잘 수용해서 사과와 보상을 빠른 시일 내에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