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먼 고시촌 가야 하나요"…내달 개강 앞둔 대학생, 원룸 '언감생심'

사회

뉴스1,

2026년 8월 12일, 오후 02:49

한성숙 국무총리가 4일 오후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 대학가 원룸 밀집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6.7.4 © 뉴스1 박정호 기자
"폐버스 주택이란 정책안도 나오는데 들으면 화만 나고요. 다음 달 개강인데 들어갈 만한 원룸이 없는 것부터 신경 써 주세요" 1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인근에서 만난 4학년생 최 모 씨(26)는 담배를 태우다 인상을 찌푸리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2년간 인근 원룸 월세가 체감상 20만원 가까이 올라 최 씨는 고시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가을학기까지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대학가 원룸 월세가 계속 오르고 있어 청년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하숙집이나 고시촌 등 더 열악한 환경으로 옮기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더 먼 곳으로 이사해 통학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달 등록된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원룸(보증금 1000만원, 전용 33㎡ 이하)의 평균 월세는 62만 5000원으로 전년 동월(58만 1000원) 대비 7.7% 올랐다. 같은 기간 평균 관리비 역시 7만 5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10.9%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대 인근 평균 월세가 42만 3000원에서 올해 53만 3000원으로 26.0% 올라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어 한국외국어대(15.1%), 연세대(10.4%), 중앙대(9.4%), 한양대(9.2%) 순으로 상승세가 높았다.

서울대 인근 관악구 봉천동·신림동에서 만난 청년 및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1년 새 월세가 체감상 15만 원 이상 뛰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대 건설환경도시공학부에 재학 중인 안 모 씨(24)는 "요즘은 싸게 구하려 해도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0~60만 원이다. 거기에 관리비 10만 원을 더 낸다"며 "대학동 녹두거리 쪽도 원래는 저렴했는데 비싸졌다"고 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1000만 원에 50만 원 내는 원룸은 구축이고 요샌 그마저도 잘 없다. 요샌 월세 65만~70만 원은 줘야 한다"고 했다.

봉천동·신림동은 원래 시세가 저렴했던 덕에 그나마 낫지만, 중앙대가 위치한 동작구 흑석동은 관리비를 포함해 한달 거주비가 100만 원에 육박했다.

최 씨는 "2년 전 원룸 구할 때만 해도 월세 50만~60만 원 정도면 됐는데, 요새는 70~80만 원이다. 여기에 관리비 10만~15만 원을 더하면 된다"며 "이마저도 물량이 없다고 공인중개사무소에선 빨리 계약하라고 한다"고 했다.

중앙대 후문 인근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 강 모 씨(40대)는 "개강이 곧이라 학생들이 많이 알아보러 오지만 보여줄 매물이 없다"며 "10년 전만 해도 일대 아파트가 없고 다 원룸이었는데, 재개발하면서 원룸을 할 수 있는 지역이 3분의 1로 줄었다. 최근 전세사기로 인해 월세방 수요는 느는데 공급은 줄었으니 시장 논리로 월세가 비싸지는 것"이라고 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원룸 등 비아파트의 착공 물량은 4597가구로, 2022년 1만 6406가구에서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공급 감소로 인해 전·월세 시장에서도 비아파트 물건을 찾는 게 쉽지 않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형 주거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대학가 월세가 비싸지게 됐다고 다방 측은 분석했다.다방 관계자는 "수요가 집중되는 개강 시기 이전부터 여유를 갖고 매물을 살펴보되 매물과 임대인 정보를 종합적으로 꼼꼼히 확인하고 계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지난 7일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네덜란드 등 사례를 인용하며 폐기되는 버스를 개조해 청년 임시주택으로 활용하자는 '버스 하우스'(폐버스) 구상을 내놨다가 거센 반발을 샀다.논란이 커지자 황 의원은 해당 게시글을 삭제한 후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해명했고, 이후 올린 해명 글도 삭제했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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