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은 혈액 속 노폐물과 남는 수분을 걸러 소변으로 내보내는 우리 몸의 ‘정수기’다. 체내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맞추고 혈압 조절, 적혈구 생성, 비타민 D 활성화에도 관여하는 중요한 장기다. 만성콩팥병은 콩팥이 손상되거나 기능이 떨어진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질환을 말한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질환이 진행되면 노폐물과 수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피로와 부종, 식욕 저하, 빈혈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만성콩팥병의 가장 흔한 원인, 당뇨병과 고혈압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진료 환자는 2015년 약 17만 명에서 2024년 34만 6천여 명으로 최근 10년 새 약 2배 증가했다. 국내 성인 약 6.3%, 70세 이상에서는 25.9%가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대표적인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이다. 높은 혈당과 혈압이 콩팥의 미세혈관을 지속적으로 손상시켜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콩팥의 여과 장치인 사구체에 염증이 생기는 사구체신염, 콩팥에 물혹이 자라면서 기능을 저하시키는 다낭성 신질환(다낭신)과 같은 유전성 질환, 약물성 신손상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드물게는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전신질환이 콩팥을 침범하기도 한다.
문영윤 교수는 “콩팥 기능 저하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알아차리기 어렵다”며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를 통해 콩팥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 단순 컨디션 저하로 넘기기 쉬운 만성콩팥병
만성콩팥병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단순한 피로나 컨디션 저하로 생각하고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충분히 쉬어도 피로감이 계속되거나 식욕 저하, 메스꺼움, 집중력 저하, 야간뇨 증가, 부종 등이 나타난다면 콩팥 기능의 저하를 의심해 봐야 한다. 소변에 거품이 많아지거나 소변량에 변화가 생기는 것도 중요한 신호다. 상태가 더 진행되어 호흡곤란, 심한 부종, 구토, 근육경련, 의식 변화 등이 동반된다면 즉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증상만으로 알기 어려워, 간단한 혈액·소변 검사로 확인
만성콩팥병은 증상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워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장 기능은 복잡한 과정 없이 기본적인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만으로도 상태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혈액검사를 통해 혈청 크레아티닌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구체여과율(eGFR)을 계산해 신기능을 평가한다. 소변검사를 통해서는 단백뇨나 알부민뇨, 혈뇨 여부를 확인하며, 필요에 따라 신장 초음파나 조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 원인 질환 조절로 진행 늦추고 상태에 맞는 최적의 투석법 선택
만성콩팥병 치료의 기본 원칙은 원인 질환을 조절하고, 병의 진행을 늦추며, 합병증을 관리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혈압과 혈당을 철저히 조절하고, 단백뇨를 줄이는 치료가 중요하다. 질환이 진행되면 빈혈, 전해질 이상, 부종 등 다양한 합병증 관리가 필요하며, 신기능이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하거나 요독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신대체요법을 고려하게 된다.
대표적인 방법이 투석이다. 투석은 콩팥이 수행하지 못하는 노폐물 제거와 수분 조절을 대신하는 치료다. 혈액투석은 인공필터를 통해 혈액을 정화하는 방식으로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시행한다. 복막투석은 복막을 이용해 체내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비교적 자율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와 생활 환경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분별한 건강보조식품 복용 피하고 생활습관 개선해야
만성콩팥병은 병이 진행되기 전 일상생활 속에서 콩팥 건강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성질환 관리와 더불어, 짜게 먹지 않는 식단, 적정 체중 유지,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은 필수적인 예방 수칙이다. 또한, 무분별한 건강보조식품이나 진통제 복용은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문영윤 교수는 “만성콩팥병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치료받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면, 건강한 일상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