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채팅방에서 욕설 등 과격한 표현을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욕으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 6월 24일 모욕죄로 기소된 A 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아파트 입주민인 A 씨는 2022년 4월 입주자 대표회장인 피해자 B 씨가 동대표들에게 부녀회장을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에게 빗대어 나쁜 사람이라고 표현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A 씨는 화가 나 아파트 주민 다수가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B 씨를 지칭해 "또 부녀회장이 최순실보다 더 나쁜 사람이라고 카톡이 돌아다니네요. XX가 쓴 내용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사건으로 A 씨는 모욕죄로 기소됐다.
A 씨는 해당 카톡 메시지가 B 씨가 아닌 관리사무소 직원을 지칭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모욕죄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2심도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이 담긴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없다"며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어떠한 표현이 모욕에 해당하는지는 상대방 개인의 주관적인 감정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관계, 해당 표현에 이르게 된 경위 등 객관적인 제반 사정 등을 살펴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부녀회장을 부정적으로 표현한 것에 대한 부적절함을 지적하거나 그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나타내면서 한 단순한 욕설로, 주관적 감정을 상하게 할 만한 표현에 불과할 뿐 객관적으로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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