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검찰청으로부터 수사권을 넘겨받거나, 대신 수사를 이어갈 각종 수사기관들의 법적 권한과 절차는 곳곳에 입법 공백으로 남아있어 총체적인 '사법 난국'이 우려된다.
'약자 범죄' 보완수사 누가 하나…중수청 입법 공백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10월2일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에 맞춰 시행되는 개정 형소법의 핵심은 검사의 직접·보완 수사권의 전면 폐지다. 검사는 수사 기록에서 미진한 부분을 발견해도 사법경찰관에 보완수사 또는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을 뿐 직접 수사할 수 없다.
공소청 검사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등 개별 수사 절차의 집행 주체에서도 제외된다.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고 집행을 지휘하는 권한과 긴급체포 승인권은 유지되지만, 검사가 강제수사의 필요성을 독자적으로 판단해 영장을 청구할 근거는 사라졌다.
문제는 검사의 수사권 폐지에 맞춰, 그 기능을 대신할 기관들의 권한과 사건 처리 절차가 함께 정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7대 사회적 약자 범죄를 보완수사하기로 했지만,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아동성범죄·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는 공소청에 전건송치하고, 보완수사는 중수청이 전담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중수청에 전담부서를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방안은 곧바로 '위법 수사' 논란에 부딪혔다. 현행법상 중수청의 수사 범위는 부패, 경제, 방위산업,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범죄 등 6대 중대범죄와 법왜곡죄에 한정된다. 면밀한 입법 검토 없이 권한 없는 기관에 보완수사를 맡기려 한 '땜질식 대책' 비판이 뒤따랐던 이유다.
민주당도 입법 미비점을 인지하고 지난 11일 이해식 의원 발의로 중수청에 7대 사회적 약자 범죄의 보완수사·재수사 권한을 부여하는 중수청법 개정안을 냈다. 다만 중대범죄 전담기관인 중수청이 왜 7대 범죄만 골라 보완수사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 뉴스1 김민지 기자
합수본 검사, 10월부터 '위법 수사' 휘말릴 수도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 소속 검사의 '수사 적법성', 경찰의 위법·부당한 수사를 견제하기 위한 '시정조치 요구제', 구속 피의자의 신병 처리 문제도 서둘러 입법 보완이 필요한 과제들이다.
검사들은 합수본에서 수사 상황을 공유하고 법률 판단과 영장 청구, 기소를 연계해 왔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이후에도 검사가 피의자 조사나 증거 수집 등 수사에 관여하면 위법수집증거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관여한 범위에 따라 수사 결과의 증거능력이나 공소유지까지 문제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일 "합수본에서 검사들이 수사에 참여하게 됐을 때 그 한계가 불명확하고, 이 근거가 수사준칙 등에서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으면 공소유지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도 합수본의 운영 근거가 취약하다고 인정한 상태다.
경찰의 위법·부당 수사를 견제하는 시정조치 요구제도도 절차가 비어 있다. 경찰이 시정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검사가 사건 송치나 다른 수사기관 이송을 요구할 수 있지만, 이송 기관과 기록·증거물 인계 절차 등을 정할 수사준칙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구속 피의자의 신병 처리도 문제다. 경찰이 구속 송치한 사건에 보완수사가 필요할 때 신병까지 경찰에 돌려보낼지, 공소청이 신병을 확보한 채 기록만 반환할지 정한 규정이 없다. 보완수사는 최장 두 달까지 걸릴 수 있지만 공소청 단계의 구속기간은 최대 20일이다. 이에 수사가 지연되면 피의자를 석방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검찰기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 뉴스1 구윤성 기자
검사 90일 수사 허용했지만 영장 청구는 '빈칸'…공수처 수사권도 '아리송'
검사가 중수청·공소청 출범 뒤에도 일부 기존 사건을 90일간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한 경과규정의 허점을 메우는 일도 '발등의 불'이다.
개정 형소법과 공소청법 부칙은 시행 당시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 중 공소시효가 임박하거나 사건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 시행일부터 90일간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했다.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한 사건뿐 아니라 경찰에서 송치받아 수사 중인 사건도 대상이다.
그러나 사법경찰관의 신청 없이 검사가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예외는 따로 두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해당 기간 검사가 압수수색·구속영장을 독자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를 두고 법조계 해석이 분분하다.
이창온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조문만으로도 대여섯 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다"며 "어느 해석이 맞는지는 결국 법원이 정하게 되는데, 수사 결과가 통째로 효력을 잃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검사가 결단하게 만든 사려 깊지 않은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권의 법적 안정성 논란도 남아 있다. 공수처법은 공수처 검사의 권한을 형소법상 검사 수사 규정을 준용하는 방식으로 정하고 있어, 관련 조항이 삭제되면 체포·구속·압수수색 등 절차 근거도 흔들릴 수 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달 14일 "적용이 배제될 우려가 있는 조항이 30여개에 이른다"며 별도 규정 신설을 촉구했다. 이에 최종 개정법은 부칙 제14조를 통해 공수처 검사 등이 종전 수사 권한을 유지하도록 했지만, 상설기관의 수사권을 본칙이 아닌 부칙에만 둔 '임시 봉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mark83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