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 엘니뇨 가능성 69%…한국엔 9월 강수·밥상물가 변수로

사회

뉴스1,

2026년 8월 16일, 오전 10:18

광복절인 15일 서울 은평구 수색동 일대에 갑작스럽게 많은 비가 내려서 시민과 차들이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6.8.15 © 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현재 진행 중인 엘니뇨가 연말에는 1950년 이후 가장 강했던 수준에 근접할 가능성이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날씨에 미칠 영향을 직접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국내에서는 9월 강수량과 가뭄, 국제 곡물가격을 통한 먹거리 물가 영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기후예측센터가 내놓은 엘니뇨·남방진동(ENSO) 전망에 따르면 올해 10~12월 현재 엘니뇨가 1950년 이후 가장 강했던 수준까지 발달할 확률은 69%로 제시됐다. '매우 강한' 엘니뇨로 발달할 확률은 90%를 넘었다.

엘니뇨는 이미 진행 중이며 앞으로 강도가 더 높아져 과거 최강 수준에 근접할 가능성을 나타낸 수치가 69%라는 의미다.

태평양에서는 엘니뇨가 강해지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동부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아졌고 엘니뇨 감시에 주로 사용되는 '니뇨-3.4' 지수는 +1.4를 기록했다.

해수면 아래에 축적된 열은 더욱 두드러진다. 동태평양 수온약층 부근에서는 평년보다 최대 약 10도 높은 수온 편차가 관측됐다. 중앙·동태평양에서는 대류와 강수가 증가하고 인도네시아 부근에서는 대류가 억제되는 등 대기에서도 엘니뇨에 따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국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이번 엘니뇨는 이례적으로 빠르게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며 "관측 이래 가장 강력했던 1997~1998년 엘니뇨에 버금가거나 그 수준을 넘어설지가 향후 핵심 관전 지점"이라고 말했다.

9월 강수 줄어들까…가뭄 겹치면 부담 커져
국내에서는 우선 9월 강수량에 미칠 영향이 관심사다.

기존 연구에서는 엘니뇨가 발달하는 해 9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을수록 한반도 강수량이 감소하는 경향이 관측됐다.

국 교수는 "올해처럼 동태평양 수온 상승이 매우 강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강수 감소 신호가 나타날 가능성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강수 부족이 누적되고 일부 지역에서 기상가뭄이 심화한 상황에서 9월 강수량까지 감소할 경우 가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농업용수와 생활용수 확보 상황을 살피면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엘니뇨 발생만으로 올가을 한반도의 강수량 감소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한반도 기후는 엘니뇨 외에도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와 대기 순환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허창회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엘니뇨와 한반도 기후를 직접 연결시키기는 어렵다"며 국내 날씨에 미칠 영향을 단정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韓 직접 영향보다 곡물가격 변수…해외 작황 살펴야
국내에서 체감할 수 있는 또 다른 변수는 국제 식량가격이다.

강한 엘니뇨가 미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호주, 동남아시아 등 주요 농산물 생산지역의 강수와 기온에 영향을 줄 경우 옥수수·밀·대두·팜유·설탕 등의 생산량과 국제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엘니뇨의 영향은 지역과 시기, 작물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엘니뇨가 강해진다는 이유만으로 주요 곡물 생산량이 일제히 감소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명예교수는 "강력한 엘니뇨가 한반도 기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뚜렷하지 않지만 주요 곡물 생산지역의 기상 이상을 통해 국제 곡물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곡물자급률이 낮은 한국은 주요 생산국의 작황이 악화할 경우 국제 곡물가격과 환율, 운송비 등을 거쳐 사료비와 축산물·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오 교수는 이에 대비해 주요 곡물의 선구매와 전략 비축을 확대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한편 주요 수입국의 강수량과 토양수분, 폭염, 작황 등을 상시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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