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의 로키]이재명 정부 초대 경찰청장 누가 될까

사회

뉴스1,

2026년 8월 17일, 오후 01:24

왼쪽부터 치안정감으로 승진 내정된 유승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고범석 전남경찰청장, 김종철 경남청장, 고평기 제주청장.(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8.12 © 뉴스1


"파격이 없다는 게 파격이다." 지난해 7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선 이같은 평가가 나왔다. 직전 정권인 윤석열 정부에서 약진했던 검찰 간부 중 일부가 주요 보직을 차지했기 때문이었다. 그중엔 '친윤 검사'로 유명세를 탄 이도 있었다. 다만 그 검사의 업무 능력에 관해선 긍정적인 평이 우세했다. 친윤의 씨를 말리는 파격 물갈이 인사를 예상했던 이들에겐, 능력을 우선시하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인사야말로 예상외 파격처럼 느껴졌다.

약 1년 1개월 지난 12일,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도 정부의 실용주의 인사 기조는 확인된다. 경찰이 이날 발표한 치안정감 승진 내정자는 △유승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고범석 전남경찰청장 △김종철 경남청장 △고평기 제주청장 등 4명이었다.

이들 중 유 조정관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과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파견된 이력이 있다. 정보·기획통인 유 조정관은 경찰 내부의 신임이 두터울 정도로 업무 능력을 인정받는다. 그는 경찰대학 10기다. 현 유재성 경찰청장 대행(경찰청 차장·5기)과 5기수나 차이 난다. 파견경력으로 보나 기수로 보나 유 조정관의 승진은 의외였다.

더구나 치안정감은 치안총감인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으로, '경찰청장 후보군'이기도 하다. 치안정감은 경찰청 차장, 서울·부산·인천·경기남부경찰청장, 경찰대학장, 국가수사본부장 등 총 7자리(7명)다. 이들 가운데 임기제인 국수본부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6명 중 1명이 경찰청장으로 승진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다. 현 경찰청 차장인 유재성 대행은 올 연말이 '정년'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승진한 4명의 치안정감 내정자는 이재명 정부의 초대 경찰청장이자 차기 경찰청장을 염두엔 인사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유 조정관이 청장으로 직행할지를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이재명 정부의 초대 경찰청장인 만큼은 정부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인물을 발탁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서다. 여권 내 반발 가능성도 고려 대상일 것이다. 반면 기획 전문가인 그가 오는 10월 검찰개혁으로 전면 개편되는 형사사법 시스템을 경찰 수사 현장에 안착시킬 적임자이므로, 청장직에 '파격' 발탁할 것이라는 일부 시각도 있다.

현재 유력 후보로는 김종철 경남청장과 고범석 전남경찰청장이 언급된다. 김 청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은 물론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에도 파견돼 국정 경험을 쌓았다. 업무 능력과 리더십에 대한 호평이 많다. 호남(전남 목포) 출신인 고 청장도 경비·감찰 등 분야를 두루 거쳤다. 실무에 밝고 합리적이라는 고 청장은 조만간 전보 인사를 통해 서울청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임 조지호 청장의 경우 서울청장을 거쳐 경찰청장으로 승진했다.

그간 전례를 보면 애초 예상과 벗어난 인사가 청장이 된 경우가 눈에 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찰청장인 김창룡 전 청장(경찰대 4기·현 주캄보디아 한국대사)은 자신을 포함해 3인의 경쟁 체제로 압축됐던 청장 주요 후보군 중에 최약체로 꼽혔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찰청장인 윤희근 전 청장도 치안정감으로 '초고속 승진'하기 전까지 청장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현시점에선 언급되는 인물 외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청장 후보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오는 10월 검찰개혁 시행과 함께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이 이뤄지면서 청장 인선 또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전에라도 청장직이 발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청장 자리는 조지호 전 경찰청장이 비상계엄 여파로 자리를 비운 후 사실상 1년 8개월째 공석이다.

분명한 것은 여느 때보다 경찰청장에게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장윤기 부실 수사 의혹으로 불신이 가득한 경찰 수사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하고, 수장 공백 상태에서 흔들렸던 조직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특히 검찰개혁법 시행 이후 경찰에 대한 집중 견제와 검증이 본격화할 텐데, 가장 앞에 서서 조직을 이끌고 쇄신을 주도한 인물이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기조는 청장 후보군의 '리더십'을 검증해야 할 때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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