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나서달라"…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광화문 농성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17일, 오후 04:23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고(故) 서영철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 대표의 별세를 계기로 나흘째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을 이어가며 정부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고(故) 서영철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 대표의 빈소 앞에 영정과 근조화환 등이 놓여 있다. 피해자연대는 서 대표의 유지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을 이어가며 정부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강민혁 수습기자)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고(故) 서영철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 대표의 빈소 앞에 영정과 근조화환 등이 놓여 있다. 피해자연대는 서 대표의 유지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을 이어가며 정부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강민혁 수습기자)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는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과의 직접 면담과 제2기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했다.

가습기살균제 1958번째 피해 신고자인 서 대표는 지난 11일 기흉 증세로 서울대병원 응급센터를 찾았다가 69세를 일기로 숨졌다. 생전 산소발생기와 전동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피해자 권리 회복을 위한 활동을 이어온 그는 유족과 피해자들에게 “죽으면 장례를 치르지 말고 광화문광장에서 투쟁을 이어가 달라”는 뜻을 남겼다. 피해자연대는 고인의 유지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광화문광장에 빈소를 마련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류이 피해자연대 상임고문은 서 대표가 숨지기 약 보름 전 청와대 앞에서 무더위 속에 장시간 연설한 뒤 기흉 증세가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류 상임고문은 “폐가 망가진 사람이 소리치다 기흉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보낸 근조화환도 놓였다.

피해자들은 정부의 대응이 미흡했다며 대통령이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현수 피해자연대 사무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통합소통수석실에 서한을 전달했지만 결국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첩됐고, ‘해당 안 된다’는 형식적 답변만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개정안을 두고도 “책임자 처벌과 원인 규명 부분이 두루뭉술하게 규정됐다”며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라도 대통령이 바로잡아달라”고 요구했다.

대통령 면담과 국가 차원의 해결 원칙 제시, 피해 판정 재검토, 배상 기준 법제화와 제2기 특조위 구성 등도 주요 요구사항으로 제시됐다.

김태윤 장례공동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 직접 면담을 비롯해 △기존 1~4단계 판정 전면 재검토 △종합적 배상 기준 법제화 △피해자단체 활동 보장 △빈소 존치 및 상설 추모시설 조성 △제2기 특조위 구성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고인의 죽음을 또 하나의 개인적 죽음으로 남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에 빈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는 서울시와 마찰도 빚어졌다. 서울시는 광장 사용허가 신청이 접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천막 설치 등을 제지했다. 피해자연대는 이 과정에서 영정과 관, 근조화환 등이 빗물에 젖었다며 반발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피해자연대는 오는 18일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와 서울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거듭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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