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8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8.19 © 뉴스1 유승관 기자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추천됐던 후보들에게 지난주에 전화해 후보 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에 관해 의견을 물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상당수 후보가 반발했으며, 자신이 직접 사죄했다고 노 처장은 전했다.
노 처장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난 1월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된 노 전 대법관 후임 후보자 4명에게 전화했다고 전했다.
노 처장은 "국회, 정치, 언론에서 (대법관을) 조속하게 임명 제청하라는 요구가 빗발쳐서 실무진에서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 방안을 모색했다고 설명했다.이어 "(대법관 제청 관련) 경색된 상황을 풀기 위해 (1월) 추천을 무효화시키고 새로 추천 절차를 진행하는 안이 나왔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 아이디어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추천된 후보 네 분이 모두 동의를 하셔야만 가능한 얘기"라며,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57·24기) 등 후보자들에게 사퇴를 요청한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노 처장은 "(재추천 방안은) 후보자들 중에 상당수가 반대를 했기 때문에 바로 폐기가 됐다"며 "반발한 분 등에게 사죄했다. '마음 상했다면 미안하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노 처장은 "조 대법원장이 시킨 것 아니냐"는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시킨 적 없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이 "새로 추천을 한다는 게 가능하냐"고 묻자, 노 처장은 "모두 동의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노 처장을 향해 "이게 대법원 행정처장의 생각으로 나올 만한 것도 아닐 것"이라며 "행정처장의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월 3일 노 전 대법관 퇴임을 앞두고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조 대법원장에게 김민기 수원고법 고법판사(55·사법연수원 26기), 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59·25기),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60·22기),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4명을 추천했다.
이 중 조 대법원장은 새 대법관 후보자로 손 부장판사를 비롯해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58·24기)를 전날(18일) 오후 이재명 대통령에게 각각 임명 제청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8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26.8.19 © 뉴스1 유승관 기자
다만 조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한 손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이흥구 대법관(63·22기)의 후임 대법관으로 제청됐다.
통상 사전 협의를 거쳐 최종 후보가 대면 형식으로 제청됐던 관례를 깨고 대법관 후보가 서면 통보 형식으로 제청된 만큼, 임명 과정의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노 처장은 대법관 임명 제청을 대면이 아닌 서면으로 하기로 청와대 민정수석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 처장은 서 의원이 "뭐를 합의했다는 거냐"고 묻자, "서면 제청하는 것을 합의했다"고 답했다. 서 위원장이 또 "서면으로 통보한 거 아니냐"고 묻자, 노 처장은 "전화를 드렸다"고 답했다.
노 처장은 '서면 제청하자는 아이디어는 대법원장이 낸 것인지, 처장이 낸 것인지' 묻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엔 "정확하게 말하자면 만남의 기회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노 처장은 "대법원장 제청권은 보장돼야 한다"며 "거기에 따라서 국회와 대통령은 동의권과 임명권을 행사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과 협의를 해야 된다면, 나아가서 국회와도 협의를 해야만 (국회의) 동의권을 침해하지 않는 셈이 돼서 그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노 처장은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권, 국회의 동의권, 대통령의 임명권 등 3개의 권리가 대등한 권리라고 봤다. 그는 "3개의 권리가 나열된 권리라고 생각하냐"라는 김동아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며 "얼마든지 국회에서 부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은 어느 것이 상위 개념이냐"고 묻는 박균택 민주당 의원의 말에 "동등하다고 생각한다"며 "임명권자는 임명을 거부할 수 있다"고 했다.
노 처장은 이 같은 '대법관 서면 제청' 논란과 관련해 "대법원장께서 사법 정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처장은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은 대통령과 싸우자는 뜻이냐'는 취지의 박지원 민주당 의원 물음에 "싸우자는 뜻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박 의원이 조 대법원장을 "내란 세력"이라고 지칭하자, "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노 처장은 "조 대법원장이 탄핵 소추돼야 한다"는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그 사유에 해당되는지에 대해 의심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자신이 법원행정처장으로 취임한 이후 대법관 제청을 위해 청와대 측과 4~5차례 협의가 있었지만, 끝내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pej86@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