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민감한 의혹을 선입견 없이 폭넓게 확인하되, 객관적 증거로 입증 가능한 핵심 사안에 수사력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위치한 검경 합수본 찾은 이태한 선관위 특검. (사진=연합뉴스)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마련된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찾은 이 특검은 김태훈 본부장(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을 만난 뒤 “여야 합의로 특검이 발족됐기 때문에 특검팀이 사실과 증거에 의한 사실 조사로 결론을 내면 누구도 시비를 걸지 못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선관위 특검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는 방대한 수사 대상 가운데 어디까지 수사 범위를 설정할 것인지다. 특검법상 수사 대상은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과 투표 통계 조작부터 선관위 관계자들의 외유성 출장, 부정 채용·승진 특혜, 업체 유착 등 모두 12개다.
검경 합수본이 이미 중앙선관위와 지역 선관위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계자 조사를 진행한 만큼 특검은 이를 토대로 핵심 의혹과 의사결정·보고라인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앞선 3대 특검에서도 수사 범위를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느냐가 논란이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건희 특검의 이른바 ‘집사 게이트’ 핵심 인물 김예성 씨 사건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16일 김 씨의 횡령 혐의 가운데 24억 3000만원 부분은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나머지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과 관련성이 없다며 공소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초 특검은 IMS모빌리티의 184억원 투자 유치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의 영향력 행사 여부를 규명하지 못한 채 별도 횡령 혐의를 기소한 결과였다.
3대 특검보를 역임한 한 변호사는 “일반 수사기관과 달리 특검은 법률이 정한 특정 사건에 대해서만 수사 권한을 부여받은 조직”이라며 “새로운 의혹이나 범죄 혐의가 확인됐다고 모두 직접 수사·기소하기보다 특검법상 수사 대상과의 관련성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 선거의 공정성과 국민 신뢰에 직결된 사안인 만큼 주어진 수사 권한 내에서 소위 ‘음모론’이라 평가되는 관련 의혹들까지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함께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부정선거 의혹을 단순 음모론으로 치부하지 않고 여러 주장을 두루 듣고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선관위 직원들의 비위 의혹은 물론 이번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앞선 대통령선거 등 선거 관련 의혹까지 전방위적으로 살펴 선거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선관위특검 개요
법리를 명확하게 정립해 수사부터 기소까지 일관된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후속 과제로 꼽힌다.
가령 권창영 2차 종합특검과 조은석 내란특검이 ‘내란 종료 시점’을 놓고 충돌한 것이 이와 관련된 사례다. 내란특검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근거로 비상계엄 해제가 공표된 2024년 12월 4일 내란이 종료됐다고 판단한 반면 종합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같은 달 14일까지 내란이 이어졌다고 봤다.
이에 종합특검은 계엄 해제 이후인 12월 13일까지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정보를 송출한 혐의를 받는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장을 내란부화수행 및 내란선전 혐의로 기소했다. 내란 종료 시점에 대한 각 특검의 엇갈린 판단 때문에 향후 재판에서 공소기각이나 무죄가 나올 가능성까지 흘러나오는 셈이다.
선관위 특검의 경우 투표 통계 조작 등 선거 관리 과정의 행위가 단순 행정상 과오인지 형사처벌 대상인지, 실무자의 행위를 어느 범위까지 상급자의 형사책임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법리 검토가 필요하단 조언이 뒤따른다. 수사 대상이 12개에 달하는 만큼 합수본이 확보한 기록과 압수물을 토대로 핵심 의혹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이 특검은 최대 20일의 준비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특검팀은 특검보 5명과 파견검사 20명 등 최대 165명 규모로 구성되며, 준비기간을 포함해 최장 170일간 활동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