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아니다" 거제시 주장에…주민 "그럼 밭이냐" 황당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20일, 오전 08:45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경남 거제에서 산사태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가운데 거제시청 내부에서 때아닌 ‘산사태 논쟁’이 벌어졌다.

20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새벽 거제 옥포동의 한 아파트 뒤편 경사면이 무너지면서 토사가 아파트 저층부를 덮쳤다. 이 사고로 1층 주민 1명이 숨졌다.

산사태 토사 덮친 거제 아파트(사진=연합뉴스)
산사태 토사 덮친 거제 아파트(사진=연합뉴스)
사고 현장에는 옹벽과 낙석 방지 펜스 등이 설치돼 있었지만 쏟아진 토사를 막지는 못했다. 특히 아파트와 옹벽 사이 거리가 좁은 곳은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여서 피해를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사고 이후 불거졌다. 거제시청 산사태 담당 부서는 토사가 쓸려 내려간 곳이 임야가 아닌 아파트 대지 안에 있다는 이유로 이번 사고를 산사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거제시청 A 관계자는 “모든 원인 행위나 이런 게 산사태랑 지금은 관련이 없는 거고, 우리가 볼 때는 산이지만 대지 내에서 일어난 주택 옹벽 붕괴라고 말씀드리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건축 담당 부서에 문의하라고 했지만 해당 부서의 판단은 달랐다.

거제시청 B 관계자는 “제가 볼 때는 당연히 인근에 있는 임야도 같이 이렇게 무너졌다. 대지(부분)만 딱 잘라서 이렇게 무너진다, 그건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산사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 주민들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벌어진 부서 간 논쟁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주민은 “산이지. 산 아니면 뭐냐. 이게 뭐 밭인가?”라고 말했다.

산림청의 ‘산사태 위험 지도’를 보면 사고 지점 일대는 산사태 발생 확률이 가장 높은 1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SBS에 “행정적으로 따지면 산사태가 아닌 걸로 보이지만, 주민들이나 국민들 입장에선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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