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지난달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6.7.9 © 뉴스1 이광호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박 전 처장은 20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 심리로 열린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박 전 처장 측은 "피고인은 항소심에 이르러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며 "원심에서의 무죄 주장을 모두 철회하고 양형부당만을 항소 이유로 주장한다"고 했다.
다만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권과 체포영장 집행 방법 등을 둘러싸고 법률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렸고, 박 전 처장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충성심으로 사법절차를 무력화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것과, 처음부터 사법절차를 방해하려는 비난할 만한 동기를 가졌다는 것은 구별돼야 한다"며 "피고인은 결과적인 잘못은 인정하고 최고 책임자로서 책임을 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박 전 처장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돌이켜보면 결과적으로 여러 미숙한 점이 많았다"며 "결론적으로 물리적 충돌 위험을 부르고 국민에게 혼란과 갈등을 초래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국민에게 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고백한다"며 "깊이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처장은 앞선 1심에서는 공무집행을 방해하려는 고의가 없었고 공무집행의 적법성에 대한 착오에 기인한 행위라는 주장을 폈었다.
함께 기소된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측은 영장 집행을 방해한 행위가 위법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비화폰에 대한 조치는 증거를 인멸하려는 목적이 아닌 보안조치의 연장선이었다"며 항소심에서도 계속 다투겠다고 했다.
김 전 차장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비화폰과 관련해 제가 그럴 이유도 없고 사적 이익을 추구할 이유도 없었다"며 "나머지는 변명하지 않고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함께 기소된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 측은 경호처의 강한 상명하복 체계상 당시 박 전 처장의 지시를 거역하기 어려웠다는 사정을 참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신 전 가족부장 측도 원심의 유죄 부분을 모두 인정하되, 상급자 지시에 따른 행위였다며 양형부당을 주장했다.
반면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피고인 전원에게 1심 구형량과 같은 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의 1심 구형량은 박 전 처장과 김 전 차장 각각 징역 7년, 이 전 본부장 징역 5년, 김 전 부장 징역 3년이었다.
특검팀은 "(피고인들의 행위는) 국가기관의 조직과 인력을 이용해 적법한 형사사법 절차의 집행을 무력화하고, 법치주의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한 중대 범죄"라며 범행 가담 정도와 재판 과정에서의 태도 등을 고려해 원심 판결보다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신 전 부장이 원심에서 일부 혐의를 무죄 판결 받은 것은 공동정범의 법리를 잘못 적용한 결과라며 장비와 인력을 준비하고 현장을 지휘하는 등 나머지 피고인들과의 암묵적 공모관계가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처장 등은 2025년 1월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할 당시 관저 진입 등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차장은 체포 방해 외에도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군 지휘부 3명의 비화폰 통화 기록을 삭제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한 경호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지난달 9일 박 전 처장에게 징역 4년을, 김 전 차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이 전 본부장은 징역 2년 6개월을, 김 전 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zionwkd@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