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 6개월 수사 종료…50여명 기소에도 '빈손 특검' 비판

사회

뉴스1,

2026년 8월 23일, 오전 06:00

권창영 2차 종합특검 특별검사© 뉴스1 황기선 기자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미제 의혹을 이어받아 출범한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23일 18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한다.

종합특검은 21그램 수주 특혜, 행정안전부 예산 불법 전용, 감사원의 '봐주기 감사' 등 윤석열 정부 대통령 관저 이전을 둘러싼 의혹들을 전방위로규명, 김건희 여사를 비롯한 대통령실·정부·여당·감사원 고위급을 줄줄이 기소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반면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노상원 수첩,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개입, 군형법상 반란 등 핵심 의혹은 재이첩·불기소하며 '빈손 특검'이라는 비판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탄핵 공신'으로 평가받았던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내란 가담자'로 기소한 결정도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수주 특혜→예산 전용→감사 무마…'관저 이전 의혹' 규명
종합특검은 수사 종료일인 이날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전임 정권의 대통령실·정부·여당·감사원·군(軍)·국정원·검찰 관계자 등 50여명의 피의자를 기소했다. 수사 막바지에 공소제기를 집중하는 '헤비테일'(Heavy Tail) 전략에 따라 최근 2주간 40명 안팎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가장 눈에 띄는 수사 성과는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이다. 종합특검은 지난 6월 정부 예산을 불법 전용한 혐의를 받는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등을 재판에 넘긴 것을 시작으로 김건희 여사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김태영 21그램 대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전 사무총장), 손 모 감사원 감사단장 등을 줄기소했다.

김건희특검(특별검사 민중기)에서 넘겨받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을 단순히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통령실과 행안부가 초과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정부 예산을 불법 전용한 의혹과 감사원의 조직적인 '봐주기 감사' 정황까지수사 범위를 넓혀 전방위로 규명했다는 평가다.

내란 가담 수사에선 미국 등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파하도록 한 윤 전 대통령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을 기소했다. 군·국정원·검찰의 계엄 관여 의혹으로 김명수 전 합참의장과 조태용 전 국정원장, 허석곤 전 소방청장, 김종욱 전 해양경찰청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도 재판에 넘겼다.

순직해병 사건에서 'VIP 격노설'을 은폐한 혐의를 받는 황유성 전 방첩사령관, '방첩사 블랙리스트'와 '수호신 TF' 등 계엄 사전 준비 혐의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도 재판에 넘겼다. 도이치모터스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최재훈 전 반부패수사2부장 등 검사 5명을 사법처리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역대 최대·최장 수사에도 핵심 의혹'줄이첩'…'초대형 국정농단'도 미제로
하지만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개입, 노상원 수첩,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디올백 수사 무마, 통일교 수사 무마, 군형법상 반란 등 종합특검이 승부수로 띄운 핵심 의혹들을 끝내 규명하지 못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법까지 개정하며 역대 최대·최장 규모의 수사를 벌였지만, 결국 '빈손 수사'에 그쳤단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개입 의혹'이 대표적이다. 종합특검은 지난 4월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이라며 대대적 수사를 예고했으나, 별다른 진척 없이 불기소 처분하고 경찰에 이첩하기로 했다. 되레 수사 담당이었던 권영빈 특검보의 과거 변호 전력을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만 남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창영 특검이 직접 헬기를 타고 현장검증까지 벌였던 '노상원 수첩',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연루된 '양평고속도로 특혜',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사 무마', 윤희근 전 경찰청장의 '통일교 원정도박 수사 무마' 등 굵직한 의혹들도 줄줄이 재이첩하기로 했다. 내란죄보다 법정형이 무거워 주목받았던 윤 전 대통령의 반란 혐의도 이중기소(공소기각) 위험을 넘지 못하고 불기소 처분했다.

법조계에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지 않은 것이 패착이었다는 혹평이 나온다. 특검 파견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수사 대상을 지나치게 넓힌 탓에 정작 핵심 의혹에 충분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지 못해 용두사미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특검팀 내부에서도 "종합특검의 본래 취지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분위기다.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왼쪽)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뉴스1

'탄핵 공신'서 '내란 가담자'로…조성현·홍장원 운명은
내란 수사와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를 증언한 내부 고발자로 평가받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12·3 비상계엄의 혼란 속에서도 '서강대교 회군'을 지시해 훈장을 받았던 조성현 대령을 내란 가담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로 기소한 점도 논란거리다.

조 대령은 비상계엄이 불법임을 알고도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예하 부대에 국회 출동 명령을 하달한 혐의를 받는다. 홍 전 차장은 계엄 선포 후 방첩사·경찰청과 연락망을 구축하고 경찰청 상황실에 인원을 파견하도록 지시한 혐의다.

두 사람 모두 앞선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불입건하거나 재판에서 핵심 증인으로 삼았던 인물들이지만, 종합특검은 정반대 판단을 내렸다. 특히 조 대령 기소를 두고 내란특검이 '공로를 허물로 가리지 말라'는 뜻의 과불엄공(過不掩功)을 인용한 의견서까지 보내 만류하는 등 협의 과정에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두 특검의 엇갈린 판단은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종합특검이 수사 성과나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 두 사람을 기소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현재로선 없다"면서도 "이번 기소가 내란 주도 세력에 증언을 공격할 빌미를 주거나, 향후 공직자들의 위법한 명령 거부와 내부 고발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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