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선거법 사건부터 건건이 충돌…조희대 남은 9개월도 '험로'

사회

뉴스1,

2026년 8월 23일, 오전 07:00

조희대 대법원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8.21 © 뉴스1 김진환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69·사법연수원 13기)이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합의 없이 대법관 후보를 서면 제청하면서 사법부와 청와대의 갈등이 재점화했다.임기를 9개월여 남겨둔 조 대법원장은 한층 거세진 사퇴 압박과 법원행정처 폐지론까지 맞닥뜨리게 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64·16기)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61·22기)를, 이흥구 대법관(63·22기)의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58·24기)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각각 임명 제청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와의 협의 없이 '서면 제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확전했다. 김 부장판사에 대해선 양측의 의견 조율이 이루어졌지만 손 부장판사에 대해선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통령이 손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 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 않고 제청을 반려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 반려가 이뤄질 경우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를 재구성하고 후임 후보를 다시 추려야 한다.

당장 두 대법관 후임 절차가 차질을 빚으면서 조 대법원장의 향후 제청권 행사도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 대법원장은 임기 만료 전까지 천대엽 대법관(62·21기) 후임도 제청할 수 있다.

1957년 6월 6일생인 조 대법원장은 내년 6월 5일 정년(70세) 퇴임을 앞두고 있다. 2021년 5월 8일 임기를 시작한 천 대법관은 내년 5월 7일 임기가 종료된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태악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제청했다.(왼쪽부터)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법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2026.8.18 © 뉴스1 최동현 기자

조 대법원장과 이 대통령의 갈등은 정부 출범 전부터 이어졌다.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여당의 사법 공격이 거셌다. 당시 조 대법원장 탄핵론이 처음으로 떠올랐다.

올해 상반기에는 여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을 두고 충돌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개혁에 관해 "제도가 그릇된 방향으로 개편된다면 그 결과는 우리 국민에게 직접적이며 되돌리기 어려운 피해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법원행정처 폐지론까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 21일 MBC 한 라디오에 나와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가 불합리, 불법을 행했다고 보고 대법원도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려야 한다"며 법원행정처 폐지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을 계기로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사법행정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며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위원회'를 설치하거나 집행 업무만 담당하는 '사법원사무처'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당장은 대법원장의 일방 제청을 둘러싸고 잡음이 커지면서 대법관 인선 지연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부장판사는 "대법관 2명이 비면 상고심 사건 처리가 더 늦어져 큰 타격"이라며 "재판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단순한 사건 하나가 아니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다른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이 굳이 협의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면 처음 절차 때부터 (협의하지 않고) 임명 제청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며 "두 자리를 비우면 대법원 사건 적체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했다.

doo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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