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 2026.8.21 © 뉴스1 김진환 기자
신임 대법관 제청 절차를 놓고 대법원 측과 청와대가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면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이 관련된 사안이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통상 대법원장은 청와대와 대법관 후보를 조율한 뒤 대통령과 대면해 후보자를 제청했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이 서면으로 절차를 갈음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법원은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발언으로, 청와대는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의 유튜브 채널 인터뷰를 통해 상반된 해명을 내놨다.
가장 큰 쟁점은 이재명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은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다.
노 처장은 지난 19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청와대에 대법원장과 대통령 간의 만남을 요구했지만,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성 수석은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오마이TV'에 출연해 "(노 처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협의가 되면 만날 수 있느냐는 대법원 문의가 있었고, 이에 대해 '협의가 되면 그때 논의하자'고 일반적인 답변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후보자 합의를 마친 이후에 면담을 진행하는 것이 통상 절차였던 만큼, 양측 협의가 미진한 상태에서 원론적인 절차를 안내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법조계와 여권 인사의 말을 종합하면, 양측은 김성수 부장판사 제청 건에 관해서는 이견이 없었으나 손봉기 부장판사를 두고 시각차를 보였다.
두 기관은 손봉기 부장판사 제청 사전 협의 과정에 관해 엇갈린 목소리를 냈다. 노 처장은 손 부장판사 제청과 관련해 청와대와 협의했느냐는 질의에 "협의했다"고 했다.
반면 청와대는 대법원 측이 서면 제청 당일인 18일에야 손 부장판사를 처음 언급했고, 이에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사를 전했다는 입장이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8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8.19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면 제청' 방식에 관해 의사 합치가 있었는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노 처장은 서면 제청이 "민정수석과 합의해서, 협의해서 정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최초 제안자를 두고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청와대와는 사전 조율을 거쳤다는 취지로 말했다.
성 홍보수석은 "대법관 제청의 일반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한 사실은 있지만, 서면 제청 여부 등 구체적인 제청 방식에 대해선 협의 자체가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나아가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을 두고 "기존 관례를 벗어난 패턴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전례가 없었던 헌정사 초유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양측이 실무 소통 과정에서 교집합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대법원장의 고유 권한인 임명 제청권을 두고 청와대가 관례를 명분 삼아 지나치게 개입하려다 빚어진 일이라며 '사법부 독립성'을 강조한다.
양측의 실무진 간 소통이 미진한 상황에서 대법원이 서면 제청을 강행해 불필요한 마찰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편 대법관 임명을 두고 두 기관이 공개 대립각을 세우면서, 대법관 후임 인선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minja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