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선언 기자회견을 연 모습. (전장연 제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4년 9개월 만에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전장연과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이날 회견에는 서미화 민주당 최고위원, 김영배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 이상훈 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장애인의 이동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당론 제1·2호 조례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1호 조례인 '서울특별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이 편의증진 개념이 아니라 보장해야 하는 권리문제임을 담았다.
2호 조례인 '서울특별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안'은 중증 장애인 맞춤형 공공 일자리의 개념과 성격을 제시한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소관 상임위에서 조례안을 심사한 후, 오는 9월 11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단 방침이다. 민주당이 시의회 전체 118석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80석을 갖고 있는 만큼 조례안은 원만하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장연은 출근길 지하철 탑승시위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이번 대타협을 마중물 삼아, 장애의 유무가 장벽이 되지 않는 평등 사회, 생존을 넘어 존엄을 누리는 서울시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연대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장애인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권리를 외치지 않아도 이동하고 노동하며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지, 정부가 그 책임을 다할 것인지가 중요한 질문"이라며 "서울시의회 민주당의 정치적 결단을 받고 4년 넘게 이어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멈출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상임대표는 지난 시위를 회고하며 "하루는 출근길에 지하철을 탑승하자마자 몇몇 시민들이 다짜고짜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행사했다"며 "자리에 앉아 있던 한 고등학생이 휴대전화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화면에는 '지지합니다'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어른들 사이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가운데 마주한 짧은 응원의 메시지는 저희에게 큰 힘이 되었다"며 "전장연은 시민들의 믿음과 지원으로 장애인 권리 투쟁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회 본회의에서 조례가 통과돼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민주당 의원이 총의석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재의결이 가능하다.
이상훈 시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오 시장이 재의 요구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만약에 재의 요구하더라도 시민들이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민주당에 보장해주셔서 시민들의 뜻에 따라 조례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장연은 2021년 12월 3일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촉구하며 지하철 서울역, 시청역, 혜화역 등에서 탑승 시위를 진행해 왔다.
박 대표 등은 지난 19일 오후 5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면담하고, 매일 하기로 했던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유보하기로 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에도 '제73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진행했지만, 큰 운행 지연이나 충돌 없이 시위가 종료됐다.
전장연은 탑승 시위 전면 중단을 발표한 직후 입장문을 통해 "전장연이 2021년 12월 3일 시위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1726일의 시간을 견디며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함께해 준 시민 여러분과 연대단체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다만 매주 수요일 진행하고 있는 출근길 버스 탑승 시위는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박 대표는 "(버스 탑승 시위에서) 버스가 연착되는 일은 별로 없고 휠체어가 두어대 타는 시간이 걸릴 뿐"이라며 "서울시가 2025년까지 서울 시내 전역에 저상버스를 100% 도입하겠다고 조례로 명시했는데 지켜지지 않은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지하철 4호선 서울역에서 '7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하고 있다. 2026.8.18 © 뉴스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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