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비판 종합특검…조성현·홍장원 공소유지 새 시험대

사회

뉴스1,

2026년 8월 24일, 오후 02:33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권창영 특별검사 2026.8.24 © 뉴스1 안은나 기자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미제 의혹을 수사한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역대 최대·최장 수사를 마치고 '공판 모드'로 전환한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 58명을 재판에 넘기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대통령실 개입 의혹과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 등 미제 46건은 경찰에 이첩했다.

종합특검의 최종 성적표는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특검팀은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피의자들 대해 특별한 사정 변경 없이 무더기 기소한 반면, 노상원 수첩·디올백 의혹 등 굵직한 의혹은 매듭을 짓지 못하면서 숱한 구설을 남겼다. 당장 내란특검과 판단이 엇갈린 기소(조성현·홍장원)에 대한 공소 유지 여부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내란특검 판단 뒤집은 조성현·홍장원 기소…1심 결과 '주목'
권창영 특검은 24일 경기도 과천 특검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을 열고 180일간 152건의 사건을 접수해 이 중 126건에서 총 58명(기소 7명·불구속 51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수사를 끝마치지 못하고 경찰 국가수사본부 등에 이첩한 사건은 46건(150명)이다. 윤 전 대통령 등의 군형법상 반란 혐의는 내란죄와 상상적 경합 관계로 보고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

공은 이제 법정으로 넘어갔다. 종합특검은 수사 막판에 사건 처분을 집중하는 '헤비테일 전략'에 따라 최근 2주간 40여명을 무더기 기소했다. 특히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내란특검의 기존 판단을 뒤집어 기소한 만큼, 재판에서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조성현 대령은 12·3 비상계엄 직후 예하 부대에 국회 출동 명령을 내렸다가 명령을 철회한 이른바 '서강대교 회군'으로 계엄 조기 종식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을 받았다. 홍 전 차장은 내란 수사와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 등을 증언한 내부 고발자로 평가받았다. 내란특검은 두 사람을 입건하지 않고, 내란 재판의 핵심 참고인으로 활용했다.

종합특검의 판단은 달랐다. 내란특검은 조 대령이 국회 출동을 지시했다가 이를 철회하기까지를 '하나의 행위'로 보고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지만, 종합특검은 '출동 명령'을 하달한 것 자체로 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홍 전 차장 역시 수사·재판에 협조한 것과 별개로, 방첩사·경찰청과 연락망을 구축했던 것 등의 범죄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봤다.

특히 양 특검은 조성현 대령의 기소와 관련해 수차례 의견서를 주고받으며 충돌하기도 했다. 조은석 내란특검 특별검사는 조 대령이 기소됐던 지난 19일 자신이 권 특검보에게 보냈던 29쪽, 18쪽 분량의 의견서를 보고했다. 이 의견서에는 '공로를 허물로 가리지 말라'는 과불엄공(過不掩功) 문구가 담겼었다.

법조계는 두 사람에 대한 1심 판결 결과에 따라 종합특검의 '진짜 성패'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본다. 특검 파견 경험이 있는 한 관계자는 "재판부가 어떤 법리를 채택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종합특검의 법리가 수용된다면 조 대령의 출동 철회나 홍 전 차장의 사법 협조는 양형참작 사유가 되겠지만, 내란특검의 법리를 따른다면 '무리한 기소'였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권창영 특검도 이날 브리핑에서 홍 전 차장에 대해 "범행을 저지른 자가 나중에 반성하고 수사에 협조하고 진상을 밝히는 데 협조한 것은 양형참작의 사유이지, 범행에 적극 가담한 것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취재진에 "최소한 1심 재판까지는 중립을 지키면서 (평가를) 기다려 달라"고 했다.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왼쪽)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뉴스1

'내란 종료' 법리 해석·'無협의' 기소도 변수
종합특검이 12·3 비상계엄 사태의 내란 종료 시점을 2024년 12월14일로 넓혀 판단한 점, 일부 피의자에 대해 내란특검과 협의 없이 기소한 점도 향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재판부가 종합특검의 법리 해석이 잘못됐다고 판단하거나, 기소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볼 경우 공소기각이 될 우려가 있다.

종합특검은 지난 11일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을 내란선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범행 기간을 비상계엄이 선포된 2024년 12월3일부터 윤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기 전인 12월13일까지로 설정했다. 앞서 이 전 원장을 기소한 내란특검이 범행 시점을 12월4일 하루로 특정한 것보다 범위를 넓힌 것이다.

내란특검은 12·12 및 5·17 사건에 관한 1997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들어 비상계엄 해제를 공표한 12월 4일 내란 행위가 종료됐다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종합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이 신군부의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구별되는 '위로부터의 내란'이라는 점에서, 윤 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12월 14일을 종료 시점으로 판단했다.

내란 종료 시점에 대한 법리 해석은 혐의의 성립 여부와 직결되는 만큼 향후 공소 유지의 핵심 변수다. 권 특검은 "사냥꾼이 토끼에게 총알을 발사했는데 첫 총알이 빗나갔다고 안심할 수 있느냐"고 비유했다. 현직 대통령이 일으킨 '위로부터의 내란'은 첫 계엄이 해제됐더라도 2차, 3차 계엄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종합특검이 이 전 원장과 허석곤 전 소방청장, 이영팔 전 소방청 차장을 기소하면서 내란특검과 협의를 거치지 않은 점도 재판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특검법은 종합특검이 기존 3대 특검의 결정과 다른 결정을 내릴 때 특검끼리 협의하도록 규정한다. 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중대한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공소기각이 될 수 있다.

한편 종합특검은 이례적인 법 개정을 통해 역대 최장인 180일의 수사 기간을 확보하고도 삼청동 안가 회동,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노상원 수첩,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개입, 군형법상 반란, 디올백 수사 무마, 통일교 수사 무마 등 핵심 의혹을 줄줄이 재이첩·불기소하면서 '빈손 특검' 비판이 불가피하게 됐다. 법조계에선 "수사 대상을 지나치게 넓힌 탓에 정작 핵심 의혹에 충분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지 못해 용두사미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창영 특검은 노상원 수첩 의혹을 경찰에 이첩한 경과를 설명하면서 "남은 시간으로는 전모를 확인할 수 없어 눈물을 머금고 이첩할 수밖에 없었다"며 "각종 수사기관이 합동으로 참여하는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상설 조직 형태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수사를 이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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