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정 회계사에 대한 실무수습기관 지정 조치는 ‘쉬었음’ 청년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일자리 매칭’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평가 속에 일자리 문제 해결에 사회 구성원들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6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면접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회계업계에선 “인공지능(AI) 확산과 맞물려 2~3년 전부터는 드라마틱하게(극적으로) 채용인원이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 때문에 앞서도 수습기관조차 못 찾는 회계사들을 구제하기 위한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기가 많은 4대 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이 ‘사관학교’처럼 회계사 수습 교육을 전담하는 대신에 급여를 조금 낮게 책정해 법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었지만, 이미 시장에 진입해 있는 회계사들 사이에서 ‘그러다간 우리 월급도 떨어질 수 있다’는 반발이 많았다”고 전했다.
수습을 마치더라도 채용은 또 별개의 문제다. AI 확산 등으로 이미 ‘시장 포화’ 상태에 달해 양질의 일자리를 갖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공인회계사회 안팎에서 현재 1150명 수준인 시험 합격자 수를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세무법인 등 실무교육처를 찾지 못해 수십 명의 합격자가 일선 세무서에서 6개월간 첫 일자리 경험을 하는 세무사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한국세무사회는 한해 720명가량인 합격생 수를 줄여달라고 지속적으로 국세청에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합격자 수를 줄이면 청년들 입장에선 양질의 일자리를 기대할 수 있는 사다리가 좁아지는 셈”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수습 경험쌓기부터 난관에 봉착하는 수습 회계사·세무사들의 현 상황이 청년 일자리난을 극명히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일자리 문제를 풀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짚는다.
홍기용 인천대 명예교수는 “자격증을 보유했음에도 수습직원이 외면받는 건 기업들이 ‘가성비’를 가장 따지기 때문”이라며 “경력직만 선호하다간 기업문화가 낡아가 시대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고 업계의 발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기업들이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시험 합격자 수를 유지하되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다양화하고 기득권층의 일부 양보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