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형인턴마저 반토막…"청년 첫 경력 사다리 복원 시급"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25일, 오전 05:01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박순엽 기자] 정치외교학과 4학년인 A씨는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 국회에서 1년간 인턴으로 일했다. 재학 중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지만 졸업을 앞두고 보니 사정은 달랐다. 채용시장에서는 인턴 경험보다 당장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직무 경력을 요구하는 곳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청년 일자리가 14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청년들의 ‘첫 경력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 기업들의 신입 채용이 줄어드는데다 그나마 정규직 취업으로 이어질 기회가 큰 채용전제형 인턴마저 사라지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6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6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24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대 이하 임금근로 일자리는 전년 동기보다 7만600개 줄었다. 2022년 4분기 이후 14분기 연속 감소세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고용서비스 포털 고용24에 올해 상반기 등록된 채용전제형 인턴 공고는 5건에 그쳤다. 2021년 상반기 25건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고용24가 전체 기업의 채용공고를 포괄하는 것은 아니지만, 청년들이 정규직 취업 전 경력을 쌓을 수 있는 통로가 줄어드는 흐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채용 방식도 달라졌다. 잡코리아의 하반기 채용 동향 조사에서 101명 이상 대규모 채용을 계획한 기업은 2.8%로 지난해보다 4.5%포인트 줄었다. 대규모 신입 공채 대신 필요한 인력만 수시로 충원하는 이른바 ‘롱테일 채용’이 확산하면서 청년이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할 수 있는 문도 좁아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청년 고용절벽을 해소하기 위해 대학 교육부터 일경험·훈련, 첫 취업까지 이어지는 ‘경력 사다리’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기업이 신입을 채용하고 훈련하는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채용과 해고가 지금처럼 경직적인 상황에서 기업은 AI를 적극 활용하고 신입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한국재정정책학회장)는 “기업 입장에서는 신입을 채용해 교육하고 숙련시키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채용 자체를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며 “청년의 첫 일자리 기회를 늘리려면 기업이 신입을 채용하고 훈련하는 데 드는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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