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위기를 기회로…재정혁신으로 AI·방산 등 미래산업에 올인"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25일, 오전 05:51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사업을 조정하거나 중단하는 결정은 쉽지 않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시민과 다음 세대가 더 큰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인기 있는 정책만 펼칠 게 아니라 필요하다면 인기가 없는 결정도 해야 합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최근 대전시청사 10층 시장 응접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대전시 제공)
허태정 대전시장이 최근 대전시청사 10층 시장 응접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대전시 제공)
허태정 대전시장은 최근 대전시청사 시장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취임과 동시에 가장 먼저 들여다본 것은 대전시의 재정과 경제 상황”이라며 현 상황을 심각한 재정 위기로 진단했다.

실제로 대전의 지방채 발행규모는 2022년 1조원에서 지난해 1조 5800억원 수준으로 4년간 5800억원 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재정자립도는 38.7%에서 36.9%로 0.8%포인트 낮아졌다. 올해도 세입과 세출을 따져보면 5400억원 이상의 재원이 부족하다. 현재의 재정 상황이 계속되면 2027년 이후에는 해마다 7000억원 안팎의 재원 부족이 예상된다.

허 시장은 “어려운 재정을 핑계로 미래를 위한 투자까지 멈출 수는 없다”며 “ 불필요한 지출은 과감하게 줄이고 꼭 필요한 곳에는 제대로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시장은 민선 9기 대전시의 첫번째 과제로 ‘재정 정상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로 정했다. 재정운영의 체질개선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방위산업처럼 대전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는 더 과감하게 투자할 예정이다.


◇100억 이상 규모 71개 사업 재조정

재정혁신 방향에 대해 허 시장은 “재정혁신이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의 관점으로 봐서는 안된다”며 “대전에 필요한 것은 지출을 무조건 줄이는 게 아니라 재정의 우선순위를 다시 세우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대전시는 총사업비 100억원 규모 이상인 71개 사업(총 규모 6조 2000억원 이상)에 대해 전면적인 조정에 들어갔다. 사업의 필요성과 시급성, 재정 부담을 일일이 재점검해 5000억원의 재정을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지역 공직사회의 동참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우선순위가 낮거나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사업은 정리하고,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 사업은 조정하려고 한다”며 “공직사회도 책임을 나눈다는 측면에서 해외정책연수 예산을 전액 삭감할 뿐만 아니라 국외출장 경비, 업무추진비와 행사성 경비 등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확보한 재원은 시민 안전과 복지, 민생경제를 지키고 AI·반도체·방위산업 등 대전의 미래 먹거리를 키우는 데 다시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민선 9기 대전 경제정책의 핵심은 과학과 미래, 민생으로 요약된다. 허 시장은 “민선 9기 슬로건인 ‘우리 모두의 대전, 온통 행복한 시민’에도 같은 의미를 담았다”며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대전의 주인이고, 모든 정책은 결국 시민의 행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시정의 기본 철학”이라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 산업에 투자…2029 인빅터스게임 유치 등 성과

최근 청와대와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인 국군사관학교의 대전 자운대 창설과 관련해서는 “대전에는 국방과학연구소와 방위사업청, KAIST와 대덕특구가 있다”며 “자운대에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군 교육시설이 집적돼 있다. 여기에 국군사관학교가 더해지면 교육과 연구, 첨단기술과 방위산업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 국방은 AI·드론·우주·사이버·양자 같은 첨단기술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고, 그런 점에서 과학기술과 국방 역량이 함께 모여 있는 대전의 강점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취임 후 첫 성과로 평가받는 ‘2029 인빅터스게임’ 대전 유치에 대해서는 “대전은 국립대전현충원과 대전보훈병원을 품은 대표적인 보훈도시”라며 “국군사관학교 자운대 창설과 함께 보면 대전이 한쪽에서는 미래 국방교육과 첨단기술의 중심 역할을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보훈과 회복, 연대라는 국제적 가치를 실천하는 도시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고 단언했다.

인빅터스게임은 전쟁이나 공무수행 과정에서 부상이나 장애를 입은 전·현직 군 장병들이 스포츠를 통해 다시 일어서고 서로의 용기와 회복을 응원하는 대회로 2014년 영국 해리 왕자가 창설했다. 대전은 미국 샌디에이고와 덴마크 올보르 등과 경쟁해 2029년 대회 개최 도시로 최종 선정됐고,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인빅터스게임을 열게 됐다. 2029년 10월 대전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전 세계 26개국에서 선수와 관계자 등 3000여명이 대전을 찾을 걸로 예상한다.

허 시장은 “현재 재정 여건 등 어려움이 많지만 민선9기 대전시정은 늘 시민을 중심에 두고 추진될 것”이라며 “시민의 목소리를 늘 가까이에서 듣고, 약속은 반드시 실천하는 책임있는 시정을 펼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허태정 대전시장

△1965년 충남 예산 △대전대성고 △충남대 철학과 △제11·12대 대전시 유성구청장 △제12대 대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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