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경영 간섭' 구현모 전 KT 대표 1심 무죄…"증거 부족"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25일, 오후 04:23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계열사 협력업체 대표이사 선임에 관여하는 등 하청업체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구현모 전 KT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구현모 전 KT 대표. (사진=뉴시스)
구현모 전 KT 대표.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는 25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구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구 전 대표가 신현옥 전 KT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과 함께 KT 자회사인 KT텔레캅의 하청업체 KS메이트에 KT 계열사 전 임원 이모 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도록 지시하고 실제 취임하게 해 경영에 간섭했다고 보고 2024년 5월 불구속 기소했다.

반면 구 전 대표 측은 임원 인사를 보고 받는 과정에서 해당 인사가 KS메이트의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정도의 이야기를 동향으로 들었을 뿐이라 주장했다. 대표 선임 과정에 관여할 권한이 없고 취임과 관련해 지시하거나 승인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구 전 대표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구 전 대표와 신 전 부사장이 KT에서의 지위를 이용해 이모씨를 KS메리트 대표이사로 선임하도록 함으로서 경영에 간섭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여러 증거 조사를 통해 인정할 수 있는 여러 사정들, 사실관계를 다 종합해 봤을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KT텔레캅의 시설관리(FM) 용역 물량 조정을 둘러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역시 관련 피고인 모두 무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일부 협력업체의 물량이 감소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품질평가 결과 등을 토대로 물량을 조정한 것이 특정 업체에 부당한 불이익을 주기 위한 행위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어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불이익을 주려는 고의나 공모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벌규정으로 함께 기소된 KT텔레캅 법인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신 전 부사장은 KT텔레캅 관계자에게 물량 배분안을 따르도록 요구하면서 인사상 불이익을 줄 것처럼 압박한 강요죄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인사 권한을 가진 신 전 부사장이 텔레캅 임원진에게 불이익을 암시하며 물량 배분안 이행을 압박한 점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할 정도의 해악을 고지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FM 협력업체 KDFS 대표인 황모 씨로부터 부정한 청탁과 함께 법인카드 등을 제공받아 사적으로 사용한 전직 임직원들의 배임수재 혐의에는 줄줄이 징역형 집행유예와 추징금 선고가 내려졌다. 황 씨도 배임증재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배임수재·증재 혐의에 대해 “협력사 대표로부터 부정청탁과 함께 장기간 법인카드와 공유 오피스 대금, 자문료 명목의 금품을 제공받아 사적으로 사용한 죄질이 불량하고 FM 사업 업무의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혐의를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과 범행으로 얻은 재산상 이익을 반환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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