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재생E 220GW까지 확대…"더 높여야" vs "이행 조건부터 갖춰야"

사회

뉴스1,

2026년 8월 26일, 오후 06:44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열린 제12차 전기본 수립을 위한 제6차 '재생에너지 보급 전망' 공개토론회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제12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가 2040년 재생에너지를 220GW까지 확대하는 재생에너지 보급 전망을 공개하고 있다. 2026. 8. 26 © 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정부가 2040년 사업용 재생에너지 설비를 220기가와트(GW)까지 확대하는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목표 숫자 자체보다 이를 현실화할 전력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제도와 금융 기반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전망이 정책목표에 가까운 만큼 여건이 갖춰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별도 시나리오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탄소중립을 위해 오히려 보급 전망을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나왔다.

26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 남서울본부에서 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제6차 '재생에너지 보급 전망' 공개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정부가 제시한 2030년 100GW, 2035년 163GW, 2040년 220GW 전망의 현실화 조건을 집중적으로 짚었다. 이날 제시된 수치는 최종 확정안이 아닌 12차 전기본 수립을 위한 전망안이다.

제도·계통 인프라 불확실성 해소 주문…재생E '주력전원화'에 보급·계통계획 재설계 요구도
김은성 사단법인 넥스트 부대표는 정부 전망에 대해 재생에너지 확대 의지를 보여주는 수치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를 그대로 '전망'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부대표는 "정부의 비전이나 목표를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 사업이 수익성이 나는가를 확인해야 한다"며 전력시장 제도와 계통 인프라의 불확실성을 우선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가 늦게 확정되면 투자가 미뤄질 수 있지만 충분한 논의 없이 서둘러 확정하면 다시 제도를 고쳐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정책 여건이 모두 충족되지 않는 경우와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는 경우를 나눠 복수의 보급 경로를 검토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정구형 한국전기연구원 센터장은 2035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30% 이상으로 올라가면 재생에너지는 더 이상 보조전원이 아닌 주력전원이 되는 만큼 보급계획과 계통계획을 함께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비용량뿐 아니라 재생에너지에서 생산한 전기가 실제 계통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기후부는 기존 균등화발전비용(LCOE)에 저장장치 등 출력 안정화 비용까지 더한 균등화발전비용(Firm LCOE)을재생에너지 경제성을 평가하는 개념을 제시했다.정 센터장은 재생에너지의 실제 비용 경쟁력은 단순 LCOE보다 Firm-LCOE를 기준으로 따져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토론에서는 대규모 ESS 보급 과정에서 실제 가격이 예상만큼 낮아질지와 배터리 공급망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가 변수로 지적됐다.

현장 사업자들은 전력망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곽영주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대태협) 회장은 "목표보다 중요한 게 계통의 문제"라며 발전설비를 설치하고도 계통 접속을 기다리거나 출력제어를 받는 사업자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송·배전망을 빠르게 늘리려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만큼 전기요금 등 비용 부담 방식을 놓고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범조 KEIC 전무는 정부가 이날 제시한 2040년 재생에너지 220GW와 앞서 공개한 최대전력 목표수요 158.4~165.0GW를 비교하며 ESS와 유연성 자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든 재생에너지 설비가 동시에 최대 출력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설비용량 자체가 최대수요보다 커지는 만큼 재생에너지가 많이 발전할 때는 잉여전력을 저장하고, 발전량이 부족할 때는 이를 공급할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전무는 "재생에너지 확대는 비용을 부담하면서 따라가야 하는 소극적 선택이 아니라 비용을 어떻게 관리하고 산업 기회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적극적 대응의 영역"이라며 배터리 ESS뿐 아니라 양수와 장주기 저장장치 등을 조합한 '스토리지 믹스'와 유연성 자원 시장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금융·해상풍력 가격도 과제…보급 전망 상향 여지 검토 제언도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이날 논의를 "목표보다 지금은 이행이 중요한 때"라고 정리했다. 재생에너지가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에서 투자 대상으로 설 수 있도록 제도와 금융 여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 정책적 역풍에도 재생에너지 투자가 이어지는 배경으로 시장 경쟁력을 들며 "이행은 시장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해상풍력의 경우 금융조달 체계를 갖추고 발전단가를 낮춰 국내 기업이 규모 있는 전력을 직접구매계약(PPA)으로 조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도 과제로 꼽았다.

비용 절감과 국내 공급망 육성처럼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정책 목표 사이에서 우선순위도 정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반대로 정부 전망이 오히려 보수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권경락 플랜1.5 활동가는 향후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고려하면 발전 부문의 감축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보급 전망을 상향할 여지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태양광 도로 이격거리 완화 효과를 이번 12차 전기본이 아닌 13차 전기본에서 반영하기로 한 데 대해 실제 잠재량에 미치는 영향을 먼저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가용 태양광 역시 과거 증가 추세를 연장해 2040년 16.3GW로 전망한 것은 지나치게 보수적인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육상풍력의 2040년 전망치 15.5GW도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부족한 결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태양광 도로 이격거리 상한을 기존 100m에서 0m로 완화하는 방안이 재입법예고됐지만, 시장잠재량을 다시 산정하고 계통과 다른 설비계획을 조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추가 효과는 13차 전기본에 반영할 예정이다. 다만 기존 전망에도 건물과 주민 참여형 농지 등 이격거리가 적용되지 않는 입지를 반영해 태양광 보급 시점을 확산모형보다 3.6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전남광주 해남군 신재생복합단지 태양광발전시설 착공식에 참석하여 국내 단일규모 최대(400MW)의 태양광 발전시설의 착공을 알리는 시삽을 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8.7 © 뉴스1 이종수 기자

정부 전망에서 사업용 재생에너지 설비는 2025년 37GW에서 2030년 100GW, 2035년 163GW, 2040년 220GW로 늘어난다. 2040년 기준 사업용 태양광 155GW, 해상풍력 45GW, 육상풍력 16GW, 기타 4GW이며 별도로 집계하는 자가용 태양광은 16GW 수준이다.

단기적으로는 태양광이 확대를 주도한다. 사업용 태양광은 2030년 87GW, 2040년 155GW로 늘리고 해상풍력은 2030년 3GW에서 2035년 25GW, 2040년 45GW까지 확대하는 경로다.정부는 2029년부터 해상풍력 계획입지 입찰을 시작하고 2036년 이후에는 계획입지 물량이 연간 약 4GW씩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와 제12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는 이날 토론에서 나온 계통과 ESS, 시장·금융제도, 보급 전망 적정성 등의 의견을 검토해 재생에너지 설비계획을 보완할 예정이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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