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 뉴스1
한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자녀의 출생등록에 관해 아무런 규정이 없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의 대한민국법에 따른 출생등록에 관하여 규정하지 아니한 입법 부작위는 위헌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입법부작위란 입법 의무가 있는 사항인데도 국회가 법을 제대로 만들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현행 교육기본법 등이 초등교육 6년, 중등 교육 3년 등 의무교육 대상을 국민으로 한정하고 있는 교육기본법 등 조항에 대한 청구는 각하했다.
헌재는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는 출생 후 아동이 보호를 받을 수 있을 최대한 빠른 시점에 아동의 출생과 관련된 기본적 정보를 국가가 관리할 수 있도록 등록할 권리"라며 "헌법에 명시되지 않은 독자적 기본권으로, 이는 일반적 인격권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적인 전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이 내국인인지 외국인인지 여부에 따라 그 보장 여부를 달리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다"며 "국적을 떠나 모든 아동은 그 자체로 소중한 생명이자 독자적인 인격체이고, 나아가 아동은 자신이 태어나는 장소나 나라, 부모를 선택할 수도 없으므로 아동이 태어난 즉시 출생지 관할 국가가 그 존재를 공식적으로 기록해 주는 것은 아동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해석상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도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가진다"며 "국적이나 체류자격 및 본국에서의 출생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대한민국법에 따른 출생등록이 가능하도록 그 권리의 구체적 내용을 형성하여야 할 국가의 입법의무가 존재한다"고 했다.
헌재는 현행 가족관계등록부와 외국인등록제도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에 대해 국적이나 체류자격 및 본국에서의 출생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실효적으로 보장하는 출생등록제를 입법화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등록제도는 출생과 외국인 등록 때까지 시간적 간격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제도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실효적으로 보장한다고 보기 어렵고, 체류자격을 갖추지 못한 미등록 외국인 자녀는 등록이 어렵기 때문에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제도로서 기능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는 또 이른바 '보편적 출생등록제'를 도입하면 불법 체류자들의 체류를 묵인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지만, 보편적 출생등록제가 곧바로 외국인 아동에게 국적이나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것도 아니고 이는 세계적 추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단순히 법적 허용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체류자격 결여 등이 출생등록에 저해되거나 출입국관리법 위반 단속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장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2008년 비전문취업 비자 받아 국내로 입국한 베트남 국적의 A 씨는 농축산업비자로 국내 입국한 같은 국적의 B 씨를 만나 2016년에 결혼했다. 두 사람은 2019년 자녀를 출생했는데 승인된 체류 기간을 넘긴 채 국내에 체류중이던 부부는 아이의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다.
이에 A 씨와 자녀는 현행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서 자녀의 출생 및 체류 사실에 대해 신고만 할 수 있을 뿐 공적 장부에 등록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이 마련돼 있지 않아, 통상 아동에게 필요한 보건의료, 보육, 교육 등 권리를 전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입법 부작위 위헌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또 현행 교육기본법 등이 초등교육 6년, 중등 교육 3년 등 의무교육 대상을 국민으로 한정하고 있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ho86@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