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사건반장'
아버지 사고로 가세가 기울자 집을 떠난 누나가 수십 년 만에 나타났지만 아버지의 아파트 상속 문제를 두고 동생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40대 초반 남성 A 씨에게는 7살 많은 누나가 있다.
어린 시절 A 씨의 가족은 비교적 넉넉한 형편이었다. 하지만 A 씨가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때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추락 사고를 당하면서 상황이 급격히 달라졌다.
아버지는 다리를 크게 다쳐 혼자 거동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고 집안 형편도 급격히 어려워졌다. 사고 이후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갔지만 결국 어느 날 아무 말 없이 집을 나갔다.
당시 집에는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와 고등학생이던 누나, 어린 A 씨만 남았다. 다행히 할머니가 집으로 들어와 가족을 돌봤다.
하지만 누나 역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취업하자마자 집을 떠났다. 이후 A 씨는 중학생의 나이에 사실상 소년 가장이 됐다.
A 씨는 새벽마다 우유와 신문을 배달하고 할머니는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이어갔다. A 씨는 고깃집 불판을 닦거나 일용직 노동을 하는 등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할머니는 집을 떠난 누나를 오랫동안 그리워했다. 생전에 누나를 한 번이라도 보고 싶어 했고 결국 누나의 주민등록상 주소를 찾아 직접 만나러 가기도 했다.
하지만 누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누나는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앞으로 찾아오지도 말고 연락하지도 말라"는 취지의 말을 남긴 뒤 전화를 끊었다.
A 씨는 할머니가 큰 충격을 받을까 봐 이 사실을 차마 전하지 못했다고 한다.
반면 A 씨는 성인이 된 뒤에도 아버지와 할머니의 생활비를 책임졌다. 결혼 후에는 아내와 함께 두 사람을 챙겼고 형편이 나아진 뒤에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아버지가 장애인 특별 분양을 통해 아파트를 마련할 당시에도 A 씨는 자기 돈을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A 씨는 어렵게 수소문해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누나에게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누나는 장례를 위해 나타났지만 슬퍼하는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아버지 명의로 된 아파트가 있다는 사실을 누나가 알게 되면서 시작됐다.
JTBC '사건반장'
누나는 아파트 이야기를 듣자 "로또에 당첨된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A 씨에게 재산을 5대 5로 나누자고 요구했다.
A 씨는 그동안 자신이 아버지를 부양하고 아파트 마련에도 돈을 보탰던 만큼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A 씨는 "저는 너무 억울하다. 제 돈도 들어가 있는 집을 자기가 절반 받겠다고 그러니까. 진짜 속이 열불이 나는데도 어떻게든 합의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더라. (누나는) '인정 못 한다. 자기는 무조건 5대 5다' 얘기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손수호 변호사는 "자녀인 A 씨와 누나가 모두 아버지의 공동상속인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두 사람의 상속 지분은 동일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부모에 대한 부양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다"며 "요건을 충족해 청구가 인용되고 확정되면 상대방의 상속권이 상실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순히 연락하지 않았거나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상속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사정과 부양 의무 위반의 정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정도 사안이면 부양 의무의 중대한 위반으로 인정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지훈 변호사는 "상속권 상실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A 씨가 아버지를 특별히 부양하거나 아파트 구입 과정에서 자기 재산을 투입한 사실을 입증한다면 '기여분'을 주장할 여지도 있다"고 부연했다.
rong@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