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선결제 받고 매달 50만원 페이백…병원 15곳 수사의뢰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28일, 오전 10:47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실손보험에 가입한 암 환자에게 1000만원 상당의 진료비를 미리 받은 뒤 매달 50만원씩 돌려주겠다고 제안한 병원 등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사진=보건복지부)
(사진=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은 의료비 불법 환급인 이른바 ‘페이백’ 등이 의심되는 병의원 15곳을 경찰청에 추가 수사의뢰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7월 두 차례 수사의뢰에 이은 세 번째 조치로, 지난 6월 행정조사반 출범 이후 수사의뢰된 의료기관은 모두 33곳으로 늘었다.

이번 수사의뢰 대상은 요양병원 8곳, 한방병원 4곳, 병원 1곳, 의원 2곳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4곳, 서울 3곳, 전남·광주 3곳 등의 순이다. 복지부는 지난달 말까지 제보센터에 접수된 사례와 2차 행정조사 대상 의료기관 가운데 구체적인 위법 여부를 수사로 확인할 필요가 있는 의료기관을 추렸다.

수사의뢰 사례에는 환자의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고액의 진료비를 먼저 내도록 유도하거나 진료비 일부를 현금이나 물품으로 돌려준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포함됐다.

A병원은 암 환자의 입원 상담 과정에서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약 1000만원 상당의 패키지 진료비 선결제를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 측이 매달 50만원씩 실손보험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하고, 이를 거부하자 다른 가족의 입원까지 거절했다는 주장도 접수됐다.

B병원은 환자의 건강 상태와 관계없이 고액의 입원비를 패키지 형태로 결제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거부한 환자의 입원을 거절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진료비 일부를 카페·네일숍·마사지 쿠폰으로 돌려주거나 택시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환자를 유인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환자의 보험상품에 맞춰 할인 방식을 관리하거나 실제와 다른 진료기록을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나왔다. C병원은 환자별 ‘할인 관리시트’를 만들어 보험 가입 상황과 결제 내용 등을 관리하고 보험상품의 면책조건에 맞춰 할인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특히 환자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실제 진료 내용과 다르게 진료기록부와 처방전 등을 작성한 정황도 확인됐다.

D병원은 페이백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입원비와 퇴원비 등을 현금으로 거래한 것으로 의심된다. 환자별로 고주파·피부미용 주사 등의 치료 일정을 미리 짠 뒤 한 달 치료비를 기준으로 페이백을 제공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입원 환자에게 자유로운 외출과 외박을 허용했다는 내용도 제보됐다.

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와 협력해 의료계 내부의 자율 감시도 강화하기로 했다. 지역 의사회가 의료인의 비윤리적·비도덕적 행위나 부적절한 진료 등을 자체적으로 조사·심의하는 ‘전문가평가제’를 활성화하고 지역 의사회의 역할도 강화할 방침이다. 다음달 초에는 3차 행정조사에 착수한다.

곽순헌 복지부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장은 “비정상·가짜진료는 선량한 의료기관과 환자에게 피해를 주고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의 재정 누수를 초래하는 고질적인 관행”이라며 “제보된 의심 사례를 면밀히 살펴 행정조사와 수사의뢰를 통해 위법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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