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정 대변인이 2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법관 후보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8.28 © 뉴스1 허경 기자
청와대가 28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노태악 대법관 후임 후보인 손봉기 부장판사에 대한 제청을 반려하면서 이제 공은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왔다.
조 대법원장이 손 부장판사를 제외한 나머지 추천 후보 3명 중 1명을 다시 제청할지, 아니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를 다시 구성해 제청 후보 추천을 다시 받는 절차를 밟을지 관심이 모인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에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재제청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68년 전인 1958년 이승만 대통령 시절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 후임 임명 과정에서 법관회의에서 제청한 김동현 전 대법관에 대해 이 대통령이 반려한 적은 있지만,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을 반려한 적은 이번이 헌정사 처음이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 전 대법관 후임과 이 대법관 후임으로 각각 손 부장판사와 김성수 부장판사(24기)를 임명해달라고 제청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서면으로 제청안을 올려 여권의 반발을 샀다.
청와대가 손 부장판사 제청에 대해 대법원에 재제청을 요구하면서, 이젠 조 대법원장이 추천위를 다시 구성해 추천 절차를 새롭게 진행할지, 아니면 추천위가 이미 추천한 3명의 추천 후보 중 한 명을 제청할 것인지가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5일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산하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를 찾으면서 기자들과 만나 "손 부장판사 제청은 철회하고 남아 있는 세 사람 중 다시 대통령실과 협의해 재제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대법원장도 대법관의 장기 공석으로 인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의 내용을 존중해 최대한 신속히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8.28 © 뉴스1 박정호 기자
법조계에서는 앞선 추천위가 손 부장판사와 함께 추천한 후보 3명 중 1명을 재제청해야 한다는 청와대와 여권 측 주장과는 달리 조 대법원장이 추천위를 다시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은 과거 추천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해 제청이 다시 이뤄졌을 때 후보 추천위가 다시 열린 선례가 있는 점, 법원조직법이 '제청할 때마다' 추천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재제청을 해야 할 경우 추천위를 다시 구성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법조계에도 재제청을 할 경우 추천위를 재구성해야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만약 이미 추천한 후보 중에서 재제청해야 할 경우, 대통령이 계속해서 반려해 결국 대통령이 원하는 후보가 임명되는 결과로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사실상 무력화한다는 이유에서다.
만약 조 대법원장이 추천위를 다시 구성할 경우 여당과의 갈등이 심화해, 여당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을 본격 추진하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조 대법원장이 최대한 신속하게 절차가 진행되도록 기존에 추천된 3명 중에서 1명을 제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대법관 공석이 더 장기화해 상고심 재판 지연이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을 막고, 청와대와의 갈등을 일거에 해소하기 위해서 3명 중 1명을 재제청 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수뇌부는 이날 청와대의 관련 발표 직후 내부 회의를 하며 대법관 추천 절차에 관한 검토에 착수하는 등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대법원 관계자는 "후속 조치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모여서 회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ho86@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