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탄소중립법, 초기 집중 감축경로로 개정해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30일, 오전 10:12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미래세대에 과도한 온실가스 감축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초기에 더 많이 감축하는 경로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30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26일 인권위는 국회의장에게 이 같은 내용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개정 관련 의견을 전달했다.

인권위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려면 초기 감축 비중을 충분히 반영한 장기감축경로를 정부의 실질적인 이행기준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봤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8월 탄소중립기본법이 2031~2049년 감축목표를 정량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것은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 것이라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인권위는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장기간 누적되는 만큼 매년 같은 양을 줄이는 ‘선형감축경로’보다 초기에 최대한 많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의 공론화 조사에서도 시민대표단의 77.9%, 미래세대의 75%가 초기에 더 많이 감축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인권위가 국회 기후특위에서 검토된 9개 개정안을 비교한 결과 감축경로에 따라 2030~2049년 누적배출량은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선형감축경로를 적용한 일부 의원안은 누적배출량이 가장 적은 안보다 약 14억톤을 추가 배출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4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잠정배출량 약 7억톤의 두 배에 해당한다.

인권위는 국회 기후특위가 지난 13일 마련한 개정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매년 같은 양을 감축하는 선형감축경로를 법정 목표의 하한으로 설정할 경우 하한만 달성해도 목표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돼 초기 집중 감축이 실질적인 기준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립기후과학원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목표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국가 탄소예산에 맞는 감축경로인지 지속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관련 업무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탄소예산을 산출·검증하는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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