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이유 없이 단체교섭 거부한 사용자 형사처벌은 합헌" 첫 결정

사회

뉴스1,

2026년 8월 30일, 오후 12:00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게양대에 걸린 헌법재판소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 뉴스1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하나 해태할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조항(노동조합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첫 결정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역 소재 반도체 기업 A 사 부회장 황 모 씨가"노동조합법 제90조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지난달 27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노동조합법 제90조는 노동조합 대표자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은 노사 간 자율적인 단체교섭의 기반을 마련하고 사용자에 의해 단체교섭이 지나치게 장기간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단체교섭의 거부나 해태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형사처벌 제도는 노동위원회에 의한 구제명령만으로는 단체교섭 거부나 해태의 예방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던 현실에 대한 개선책으로 부활한 것으로,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짚었다.

헌재는 조항에서 규정하는 '해태'와 '정당한 이유'의 의미가 불명확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어떠한 행위가 단체교섭의 해태에 해당하는지, 단체교섭의 해태나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법관의 보충적 해석을 통해 그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고 단체교섭과 관련된 분쟁의 태양을 입법자가 사전에 모두 헤아려 세세하게 규정하는 것이 입법론적으로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했다.

황 씨는 2017년 4~8월 총 11차례 노동조합으로부터 교섭 요청을 받았지만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고, 2018년 5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노동조합으로부터 임금 등 단체협약에 관한 교섭을 요구받고도 종전 교섭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만 협의를 진행하겠다며 노동조합이 제출한 단체협약 수정안에 대한 협의를 거부해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해태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다.

황 씨는 재판 진행 중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 또는 해태를 형사처벌하도록 정한 노종조합법 조항에 대해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지난 2022년 3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 혹은 해태에 대한 처벌 조항의 위헌성에 관해 최초로 판단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doo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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