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서·논술형 도입 신중론…"채점 공정성·교사 부담부터 풀어야"

사회

뉴스1,

2026년 8월 30일, 오후 02:41

국민참여위원회 위원들이 소그룹별로 대입제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국교위 제공)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려면 명확한 채점 기준과 표준화된 채점 체계, 이의신청을 담당할 별도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국민참여위원회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교원에게 채점 책임과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전문 채점 인력을 양성하고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쳐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교위 국민참여위원회는 30일 경기 화성 YBM연수원에서 열린 1박 2일 숙의토론회 둘째 날 서·논술형 평가 체제로 전환하거나 현행 체제를 유지할 경우 필요한 평가 방식의 개선 방향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참여위원들은 서·논술형 평가 체제로 전환할 경우 가장 큰 과제로 채점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꼽았다. 정량적 평가에서 정성적 평가로 전환하면 채점자의 주관이 개입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공통된 채점 기준을 마련하고 복수의 채점자가 참여하는 등 표준화된 채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조에서는 "명확한 채점 기준과 이의 절차를 마련하고 인공지능(AI)은 교사의 판단을 보조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가 채점을 전담하기보다 교사의 판단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활용돼야 하며 AI 평가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성과 투명성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복수 채점과 전문 채점관 도입을 제안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조에서는 하나의 답안지를 여러 명이 채점한 뒤 최고·최저점을 제외하고 평균을 내는 방식 등이 거론됐다. 이를 위해 충분한 전문 인력과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뒤따랐다.

채점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를 교사 개인이 감당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상당수 제기됐다. 별도의 중앙기관을 두고 평가와 이의신청, 재채점 등을 담당하도록 해 교사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조에서는 "교육 주체 간 안전한 소통을 위해 별도의 평가·이의신청을 담당하는 중앙기관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논술형 평가가 도입될 경우 교사에게 채점 책임과 업무가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참여위원들은 교원의 평가 역량 강화와 행정업무 경감, 교사 확충 등이 제도 전환에 앞서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전문 채점관을 별도로 양성하거나 교사 연수와 수업 개선을 먼저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서·논술형 평가를 수능에 도입하기에 앞서 초·중·고교 교육과정과 수업부터 단계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데도 의견이 모였다.

프로젝트형·토론형·문제해결형 수업을 확대하고 교사의 평가 역량과 교육 환경을 개선한 뒤 대입 평가와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현행 평가 체제를 유지할 경우에는 객관식 문항 자체를 사고력과 논리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단순 암기나 문제풀이 기술로 정답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문항의 질과 유형을 다양화하고 프로젝트·토론 수업 등과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능을 기본 학업 능력을 확인하는 자격고사 형태로 전환하거나 절대평가를 확대해 입시 경쟁을 완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대학은 고교 교육과정을 신뢰하고 대학·학과별 인재상에 따라 학생을 다양하게 선발하는 방향으로 입학 자율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번 토론회에는 참여를 신청한 203명 가운데 180명이 참석했다. 연령대는 20∼30대가 65명(36.1%)으로 가장 많았고 40∼50대 58명, 60대 이상 40명, 10대 이하 17명 순이었다.

국교위는 이번 숙의토론에 앞서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대입제도의 방향'을 주제로 지난 11일 인천, 20일 전남·광주, 26일 대구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현장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14일부터는 국가교육위원회 국민의견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의견도 받고 있다.

온·오프라인에서 수렴된 의견과 이번 국민참여위원회 숙의 결과는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과정에 반영된다.

국교위는 오는 10월 말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을 발표하고 내년 3월 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ch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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