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간 사전협의와 상급관서·다른 수사기관 지정 등을 통해 ‘사건 핑퐁’을 막겠단 취지를 담았지만, 검사의 보완수사권 공백을 강제력 없는 협의와 의견 제시로 메우는 데 그친다는 지적에서다. 경찰 수사의 오류와 누락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워 실효성이 떨어진단 분석이다.
법무부 전경. (사진=이데일리 DB)
개정안에 따르면 경찰은 보완수사 결과를 검사에게 최종 통보하기 전 종합수사결과와 수사기록을 보내 사전 협의해야 한다. 검사는 원칙적으로 7일 안에 의견을 회신한다. 종합수사결과에는 기존 수사 결과와 증거관계, 보완수사 진행 내용, 수사 결과가 변경된 경우 그 취지와 이유 등을 담도록 했다.
부실 보완수사 반복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기존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에게 다시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상급 관서 또는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 검사가 보완수사·재수사 요구 미이행 등을 이유로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할 경우 수사기관장은 1개월 안에 처리 결과 등을 통보해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혼선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했지만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10월부터 검사는 경찰에 필요한 수사를 재요구하는 방식으로만 대응할 수 있어 1차 수사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 수단은 사실상 사라져서다.
특히 개정안은 ‘협의→의견 제시→보완수사→결과 통보’ 절차를 촘촘히 하고 부실수사 때 상급관서나 다른 수사기관까지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기관 간 판단이 충돌할 경우 이를 최종적으로 조정할 수단은 마땅치 않다. 경찰이 검사 의견과 다른 판단을 유지하면 보완수사요구와 결과 통보만 반복하면서 사건 처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지웅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은 “최초 수사과정에서 발생한 법리 오해나 증거 누락을 다른 기관이 직접 교정할 수 없다면 아무리 협의절차를 마련해도 사건 기록은 기관 사이를 오갈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입장에서는 협력이든 보완수사요구든 중요하지 않다. 내 사건이 얼마나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사와 수사기관의 협력 범위를 두고도 적잖은 혼란이 예상된다. 중요사건의 경우 송치 전부터 검경이 수사사항과 증거수집 대상, 법령 적용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도록 했다. 중대사건은 수사기관이 합동수사단을 구성하고 공소청이 전담부서 또는 전담검사를 지정·협력토록 했다.
문제는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느냐다. 구체적인 증거수집이나 수사 방향까지 의견을 제시하면 사실상 우회적인 수사지휘라는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단순한 의견 교환에 그치면 협력의 실효성이 떨어진다. 특사경 역시 검사의 ‘수사지휘’를 폐지하는 대신 ‘지도·조언’을 도입해 같은 논란이 예상된다.
정 부협회장은 “입법예고 내용은 수사와 기소가 현실의 형사사법절차에서 완전히 절연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입법예고가 과연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개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